에르도안, 마크롱·메르켈과 통화 "시리아군 공격 중단해야"
에르도안 "푸틴과 통화 후 이들립 관련 입장 정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프랑스·독일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하고 시리아 북서부 반군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공격 중단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21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시리아 정부와 그 지원 세력은 이들립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접한 시리아 북서부의 이들립 주(州)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통화에서 현재 이들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멈추기 위해 강한 지지와 구체적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립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하기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정상 간 통화에서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원칙을 준수하면서 테러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효율적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독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들립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프랑스·독일·터키 4개국 정상회담 개최가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4개국 정상은 2018년 10월에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이스탄불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HTS)이 이들립을 장악하자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지난해 4월 공격을 재개했다.
한때 괴멸 직전까지 몰렸던 정부군은 러시아의 도움으로 전세를 역전하고 반군을 터키 국경 근처까지 밀어붙였다.
반군이 후퇴하면서 터키가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반군 지역에 설치한 감시 초소도 정부군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달 들어 터키군 병사 15명이 정부군의 공격으로 숨졌다.
이에 터키는 이들립에 배치된 병력과 장비를 증강하고 있으며, 시리아군에 보복 공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는 이들립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 차례 회담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와 정부군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나, 러시아는 터키가 반군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테러 조직을 감싸고 있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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