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초기경선 승자는 블룸버그?…등판 전부터 '중도 대안' 부상
"중도 표 결집 안되면 좌파 지지 샌더스 유리" 관측 속 관심 집중
NYT "대안없으면 지도부가 블룸버그 기대할듯"…첫 토론·인종발언이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전에 대혼전 양상이 벌어지면서 아직 무대에 오르지도 않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물고 물리는 접전이 계속될 경우 블룸버그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게 일부 외신들의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집계 오류 문제로 재검표까지 벌이며 극심한 논란을 빚은 데다 중도파의 대표 주자로 여겨졌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 추락한 게 블룸버그로서는 '천운'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부상도 블룸버그에게 행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아이오와에서 간발의 차로 2위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뉴햄프셔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중도파 표 결집에 실패할 경우 샌더스 의원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가 이달 네바다(22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29일) 경선까지 불참하지만, 당내 다른 주자는 물론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중도 진영의 유력 주자로 떠오를 수 있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는 3월 3일 대의원의 약 40% 투표가 이뤄지는 '슈퍼 화요일'부터 뛰어들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2월 경선은 관망 중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역시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 과반의 유권자가 중도 성향의 후보를 지지했지만, 샌더스 의원에게 대적할 만한 결정적 대항마를 찾지 못해 중도층 표가 분산됐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주목했다.
만약 대안 부재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당 지도부에서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구원 투수'로 기대할 개연성이 커진다고 NYT는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3명의 흑인 하원의원이 블룸버그 전 시장 지지 선언을 하면서 하락세인 바이든과 대조를 이뤘다. 블룸버그 캠프는 내부 조사 결과 내달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 지지율이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붙었다고 주장했다.
"말 그대로 10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가 표를 사려는 것"(샌더스 캠프), "미국에서는 대선 후보가 되려면 억만장자가 돼야 하는가"(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의 견제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아직 최종 대선 후보에 누가 낙점될지는 안갯속이다.
그러나 중도층 결집이 이뤄지지 않고 이대로 경선이 계속 진행된다면 확실한 좌파 '콘크리트' 표가 있는 샌더스 의원이 유리하다고 NYT가 전망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한 짐 호지스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혼전 양상이 계속될 경우 블룸버그에 더욱 유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본격 등판도 하기 전에 전국 여론 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슈퍼 화요일에 대비해 정치 광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 블룸버그'로서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우선 다음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첫 TV토론 출연을 앞두고 과거 '인종차별' 발언이 조명을 받으면서 후보 자격 논란에 휩싸이고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뉴욕 시장이던 지난 2015년 살인 사건 통계를 언급하면서 '주로 남성 소수인종이 가해자'라는 취지로 했던 발언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을 겨냥한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막대한 자금력을 소셜 미디어 광고에 집중 투자하는 등 정면돌파에 나서는 모습니다.
NBC 방송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 등에 수백만 달러를 퍼부으며 소셜 미디어의 최강자로 통하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지난 2주 동안에만 페이스북에 하루에 100만 달러 이상의 광고를 실어 같은 기간 트럼프 캠프의 5배,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3배를 각각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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