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비리혐의' 앙골라 전 대통령 딸 부부 계좌 동결
리스본 검찰 "앙골라 요청에 기업·개인 명의 계좌 모두 압류"
38년 집권한 독재자 딸…각종 이권사업 개입해 2조6천억원 재산 보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포르투갈 정부가 앙골라에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여성 사업가이자 전직 앙골라 대통령의 딸인 이사벨 두스 산투스(46·이하 이사벨)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스본 검찰청은 이날 루사 통신에 "앙골라 당국의 국제사법 협조 요청에 따라 은행 계좌 동결을 요청했다"면서 이사벨과 남편 신디카 도콜로 명의로 된 기업 및 개인 계좌가 모두 압류 대상이라고 밝혔다.
전직 앙골라 대통령인 호세 에두아르도 두스 산투스의 맏딸인 이사벨은 재산이 22억달러(한화 약 2조5천966억원)에 달해 '아프리카 여성 최고 부자'로 손꼽혀왔다.
이사벨은 사업을 통해 부를 일궜다고 내세우지만 실상 재산의 대부분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축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사벨 부부는 아버지가 38년간 집권하는 동안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이들 부부는 앙골라와 포르투갈을 넘나들며 은행, 다이아몬드, 석유, 통신, 부동산, 토목, 슈퍼마켓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였으며 이사벨은 아버지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앙골라 석유 생산을 독점하는 공기업인 소난골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검찰은 이사벨이 회장으로 있는 동안 1억1천500만달러(1천357억원)를 컨설팅비 명목으로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수사 중이다. 이 컨설팅 비용의 상당 부분도 이사벨 명의의 회사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또 이사벨 부부가 석유와 다이아몬드 부문 사업을 통해 국가에 끼친 손실이 10억 달러(1조1천793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이사벨 부부는 영국 런던에만 여러 채의 저택을 소유하는가 하면 모나코 몬테카를로의 5천500만달러(약 650억원)짜리 저택과 3천500만달러(412억원)짜리 요트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사벨은 자신의 비리 의혹이 "완전히 호도하는 것으로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앙골라 현 대통령이 자신을 상대로 "매우 잘 꾸며지고 잘 조율된 정치적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앙골라 검찰도 자국 내에 있는 부부 및 측근의 계정을 동결했다. 앙골라 검찰총장은 지난달 23일 포르투갈을 방문, 포르투갈 검찰총장에게 이들 부부 수사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앙골라는 석유와 다이아몬드가 풍부하나 부패로 국민 대부분이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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