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격돌 D-1…부티지지 또 이변이냐, 샌더스 설욕이냐
샌더스 유리한 '텃밭'-급상승세 부티지지…박빙 승부 벌일듯
위기 몰린 바이든 기사회생하나…워런 존재감 보일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2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10일(현지시간)을 맞아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첫번째 경선인 지난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초박빙 승부 끝에 26.2% 지지율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불과 0.1%포인트 격차로 앞서 '깜짝' 1위에 올랐다.
부티지지가 연이어 이변을 일으킬지, 샌더스가 '텃밭'인 이곳에서 승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중도 진영 대표 주자로 '대세론'을 내세웠지만 아이오와에서 4위에 머물며 참패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전의 계기를 잡을지도 주목된다.
◇ 부티지지 승기 잡나, 샌더스 설욕할까 = 부티지지는 아이오와 1위에 오르며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11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선전할 경우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38세로 후보 중 가장 젊은 그는 중도 성향에 정책 제시 능력과 군 경험 등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2008년 경선 때 돌풍을 일으키며 대권까지 거머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다만 흑인 지지율이 낮은 점은 약점으로 꼽히며 동성애자이고, 연방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불리한 요소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는 강성 진보 입장으로 청년 세대의 강한 지지가 강점이다. 다만 최고령(78세)에 심장병 등 건강 문제는 약점으로 꼽힌다. 그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중도 표를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뉴햄프셔는 그의 지역구(버몬트주)와 맞붙어 '텃밭'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는 2016년 경선에서도 60.1%의 득표율로 37.7%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에게 낙승을 거뒀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샌더스가 부티지지를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부티지지도 상승세를 유지, 아이오와 1위가 이변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에따라 뉴햄프셔에서도 부티지지와 샌더스의 박빙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WBZ-TV와 보스턴글로브, 서퍽대학이 8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샌더스가 지지율 24%로 1위, 부티지지는 22%로 2위였다. 그러나 오차범위 내여서 접전 양상이다.
N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8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샌더스는 25%로 1위를, 부티지지는 21%로 2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 결과도 오차범위 내였다.
◇ 무당파·부동표 표심 주목 =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은 물론 비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절충형 제도다. 이에 따라 당적이 없는 무당파도 참여가 가능하다.
뉴햄프셔 주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올해 대선 투표에 참여하겠다며 유권자 등록을 마친 이들은 모두 98만명이다. 공화당 지지자는 29만명, 민주당은 28만명이다. 무당파는 42만명으로 40%가량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무당파 표심의 향배도 관심거리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무당파 유권자는 뉴햄프셔의 최대 투표자 집단"이라며 이들의 표심에 주목했다. 8일 보스턴글로브 여론조사에서는 무당파 26%가 샌더스를, 24%가 부티지지를 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부티지지 지지율은 1주일 새 13%포인트 오른 급등세를 보여 이 추세가 뻗어 나갈지 주목된다.
CNN 방송이 4~7일 뉴햄프셔대학 서베이센터를 통해 민주당 유권자 36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도 샌더스(28%)가 부티지지(21%)를 앞섰다. 다만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 중 25%는 잠정적으로 부티지지를 지지했고 샌더스는 8%였다는 점에서 부동표 향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 바이든 추락할까, 기사회생할까 = 바이든은 이번에 '최악'은 피해야 다음 승부를 도모할 수 있다.
그는 8일 유세에서 자신을 '약체'(underdog)라고 부르며 뉴햄프셔에서는 '선방'에 방점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의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오바마에게 일격을 당하며 1위를 내준 힐러리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전날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힐러리가 뉴햄프셔 1위에 오르며 설욕하자 언론은 그의 눈물이 여성들의 동정심을 유발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다.
바이든은 뉴햄프셔 경선을 잘 넘길 경우 흑인과 중산층 백인 등 자신의 지지 기반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워런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9일 ABC 방송에 출연한 그는 초반 경선 3위가 최종 후보가 된 사례가 없다는 진행자 질문에 "끝까지 갈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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