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의 가족들이 납북 피해자 어머니의 별세를 계기로 9일 모임을 갖고 일본 정부에 납북자의 즉시 일괄 귀환을 재차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 가족회'(이하 가족회)와 그 지원조직인 '구출회'는 이날 도쿄도(東京都) 내에서 합동회의를 열고 납북자의 즉시 일괄 귀환을 요구하는 운동방침을 재확인했다.
약 40명이 참석한 합동회의는 납치 피해자 어머니인 아리모토 가요코 씨가 지난 3일 일본 효고(兵庫)현의 한 병원에서 항년 94세로 별세한 것을 계기로 열렸다.
아리모토 씨의 딸인 게이코(당시 23세)는 1983년 영국 유학 중 유럽 여행에 나섰다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
합동회의가 끝난 뒤 요코타 다쿠야(橫田拓也·51) 가족회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리모토 씨의) 마음을 이어 열심히 싸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요코타 씨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으로 불리는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의 동생이다.
한편 일본 정부가 현재 특정실종자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북한 납치 피해자는 총 12건에 17명이다.
이들 중 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2002년 9월 방북 후에 일시 귀환 형태로 귀국한 5명을 제외한 12명이 공식적으로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
북한은 12명 중 요코타 메구미 등 8명은 사망하고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북한이 사망 사실을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등 실상을 숨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