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중진들, 정부에 '화웨이 장비 배제' 촉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집권 보수당 중진 의원들이 정부에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를 배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전직 각료 4명을 포함한 영국 보수당 중진 의원 일부는 동료 의원에게 화웨이 장비 허용을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는 이언 덩컨 스미스, 오언 패터슨, 데이비드 데이비스, 데이미언 그린, 토비아스 엘우즈, 밥 실리 의원이 서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말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민감한 네트워크 핵심 부문에서는 배제하고, 비핵심 부문에서도 화웨이의 점유율이 35%가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이들 의원은 서한에서 "우리 중요한 국가 인프라와 관련한 사업에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만 참여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란 공정한 시장 경쟁, 법치, 인권·개인정보 존중, 비(非)강압적 행정부 등을 갖춘 나라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없는 고위험 공급업체는 영국의 인프라 사업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허용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위험 공급업체를 배제하는 내용의 일몰조항을 넣은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일본, 호주 등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전면 배제한 국가를 예로 들면서 영국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별한 동맹'인 미국은 이미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일부 허용하자 불편한 감정을 내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화웨이 일부 허용에 격하게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화웨이 기술 사용이 영국이나 미국의 안보와 개인정보에 지장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믿을 수 없다면서 화웨이 문제가 영국과 미국 간에 남은 실질적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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