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크 '도쿄올림픽 방사능 우려' 포스터에 항의
"올림픽·후쿠시마 깎아내리는 행위" 한국 정부에 우려 입장 전달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한국의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의 방사능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포스터를 만든 데 대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우려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크는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 사고의 영향으로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 방사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지난달 초 패러디 포스터를 제작했다.
반크는 올림픽 성화봉송 모습을 방사성 물질을 운반하는 것처럼 패러디한 이 포스터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개하기에 앞서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주한일본대사관 신축 부지 가설 벽면에 부착하기도 했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반크가 제작한 패러디 포스터가 도쿄올림픽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지역을 '야유'하는 행위라고 한국 정부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외무성과 대회 조직위원회가 포스터 공개 후 한국 정부 및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후쿠시마와 올림픽을 깎아내리는 행위로, 엠블럼의 무단 사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엠블럼 무단 사용은 포스터에 방호복을 입은 사람이 오륜 마크를 배경으로 성화봉을 들고 뛰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반크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다는 선전전을 떠들썩하게 전개하고 있다"며 "민족주의적인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반크가 독도 영유권 주장과 욱일기(旭日旗) 비판 운동을 인터넷 공간에서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반크 측이 패러디 포스터에 대해 "방사능의 안전에 대한 경고"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현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통해 일본이 동일본대지진 재해를 극복하고 있음을 국내외에 부각해 알리려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 일환으로 3월 26일부터 121일간 펼쳐지는 일본 내 성화 봉송 행사의 출발지를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 본부가 설치됐던 J빌리지(축구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잡았다.
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반크'를 이끌고 있는 박기태 단장은 패러디 포스터가 공개된 후 후지 TV 등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안전성 문제를 해소해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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