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까지 마수 뻗친 IS…관광객 겨냥 테러 우려 고조
최근 외국인 3명 흉기 피습…IS 연계 단체가 배후 자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관광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서 관광객들을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몰디브 수도 말레 북부에 있는 인공섬 훌후말레에서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 3명이 IS에 연계된 것으로 여겨지는 극단주의자들에게 피습을 당하면서다.
중국인 2명과 호주인 1명 등 남성 3명은 훌후말레에서 흉기 공격을 받은 뒤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 가운데 중국인 1명은 관광객이고, 나머지 2명은 섬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이후 극단주의에 물든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IS와 연계됐다고 주장한 한 단체가 소셜미디어에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2007년 수도 말레에서 폭탄 공격이 일어나 관광객 12명이 다친 기억을 갖고 있는 몰디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생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에 의한 추가 공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에는 복면을 한 남성 3명이 몰디브 정부가 이교도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추가 공격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몰디브는 과거 수년 동안 점증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시달려 왔다.
그동안 IS에 합류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난 몰디브 청년만 해도 200명이 넘고, 인구 40만명의 소국인 몰디브는 인구 대비 IS에 가담한 국민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
대통령을 지낸 모하메드 나시드 국회의장은 시리아의 IS 포로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몰디브인이 아직 160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몰디브 보안 당국은 중동에서 귀환하는 IS 조직원들뿐 아니라 국내에서 극단주의에 물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에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접국인 스리랑카의 성당과 고급 호텔에서 작년에 IS의 폭탄 테러가 일어나 영국 관광객 8명을 포함해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것도 몰디브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한 요인이다.
몰디브에서 극단주의에 물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2018년 대선에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현 대통령에게 패한 압둘라 야민 전 대통령의 탓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야민 전 대통령은 사우디와 종교 협력 협정을 맺었고, 사우디는 몰디브에 여러 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건설하는 자금을 댔다.
이들 모스크 중 일부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분파인 와하비즘 교리를 설파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과격한 이슬람 교리는 실업률 증가, 젊은이들 사이에 퍼진 마약 투약 등의 풍조와 결합하면서 많은 몰디브 젊은이들을 무장단체의 품으로 내몰았다.
관광업은 몰디브의 생존에 직결된 중추 산업인 만큼 테러 위협이 고조될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몰디브의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전망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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