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후 수역 분쟁 대비 해상 방위력 강화한다
"EU 어선 무제한 접근이 영국 수산업 약화시켜" 불만
미래관계 협상서 어업도 논의…불발 대비 순시선 늘리고 정찰기 추가 구입 검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이후 또 다른 '대구 전쟁'(cod wars)을 막기 위해 해상 방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영국은 '피시 앤 칩스'의 주재료인 대구 자원 보호를 놓고 1958∼1976년 세 차례 아이슬란드와 '대구 전쟁'을 벌였다.
지난달 말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은 연말까지 유럽연합(EU)과 어업을 포함한 각종 미래관계 협상을 진행한다.
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현재까지 영국 수역에 대한 EU의 양보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EU 저인망어선(trawlers)들은 매년 영국 수역에서 어류와 조개류 등 70만톤(t) 규모를 어획하고 있다.
영국이 영국 수역에 대한 EU 어선 접근권과 관련해 양보의사를 밝히지 않자 이웃 국가인 아일랜드의 리오 버라드카 총리는 미래관계 협상에서 영국이 강점을 가진 금융서비스가 포함되는 것을 막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내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그동안 EU 어선들이 영국 수역에 무제한적으로 접근하면서 영국의 수산업 등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영국은 미래관계 협상에서 영국 수역에 접근을 원하는 EU 어선이 영국 면허를 발급받는 한편, 영국 환경 규제를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만약 연말까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합의에 실패할 경우 영국은 대서양과 북해의 8만 평방 해리에 달하는 경제수역을 독자적으로 순시하면서 외국 어선을 차단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해상 방위력을 계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양 당국은 2대의 순시선을 추가하기로 했고, 영국 해군 역시 연말까지 순시선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영국 수역 관리를 책임지는 '해양관리기구'(The Marine Management Organisation)는 해상 감시를 위해 2대의 정찰기를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환경·식품·지역부는 EU와 동등한 주권국으로서 우호적인 협력에 기반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도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업 및 수역을 둘러싼 분쟁이 무력충돌로까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제 '대구 전쟁' 당시에도 영국과 아이슬란드 어선은 서로를 들이박는 등 격렬하게 충돌했지만, 실탄 사격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