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잠수함 발사 '저위력 핵무기' 실전배치 확인
앞서 미국과학자연맹 공개…중·러 겨냥, 핵무기 사용 문턱 낮춰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방부가 4일(현지시간)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저위력 핵무기를 처음으로 실전 배치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5일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해군이 러시아의 소형 전술 핵무기에 대응해 저위력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저위력 핵무기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비슷한 정도의 폭발력인 20킬로톤(kt) 이하의 위력을 갖는다. 1 kt은 TNT 폭약 1천t에 상당하는 폭발력이다.
미 국방부는 저위력 핵무기가 러시아 등 적에 대한 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반면 비판론자들은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는 위험을 갖는다고 지적한다.
지난주 미국과학자연맹(FAS)은 미 해군이 저위력 핵무기를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인 테네시호에 장착해 대서양에 실전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160여개국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육상지뢰 사용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등 최근 수주 사이 러시아 및 중국과 군사력 경쟁 차원에서 무기고를 확충하는 기반들을 마련해왔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이번 보완 능력은 억지를 강화하고 미국에 신속하며 좀 더 생존 가능한 저위력 전략무기를 제공한다"고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의 확장 억지에 대한 헌신을 지지하며, 잠재적 적들에게 제한된 핵배치가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할 것임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어떤 위협 시나리오에도 믿을 만하게 결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한 핵태세 검토 보고서는 저위력 핵능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촉구하면서, 소수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탄두가 저위력 옵션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군사 지도자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전개 요소를 '강대국 패권 경쟁'(Great Power Competition)에 집중한, 전략적 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있다.
저위력 핵무기 옹호론자들은 보다 큰 핵폭탄의 경우 파괴력이 너무 커서 결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적국에 주기 때문에 오히려 효과적인 억지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좀 더 힘과 강도가 약한 저위력 옵션이 잠재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억지가 된다고 군사 관리들은 주장한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이 그에 비례해서 제한적 공격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줌으로써 억지력을 더 강화한다는 논리라고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설명했다.
이에 반해 군축론자들과 일부 의원들은 이런 저위력 무기들이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문턱을 낮춰서 오히려 핵전쟁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은 이미 비행기 등에서 공중 발사하는 저위력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판론자들은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미 군축협회(ACA)의 킹스턴 리프 군축 및 위협감축 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이제 좀 더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갖게 됐다.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위험한 해결책이다"라고 비판했다.
CRS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미 잠수함 테네시호에 장착된 신형 'W76-2' 핵탄두 위력은 10kt 이하로 추정되며 기존 W76 탄두를 개량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1천371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냉전 시기 1만2천기 이상의 핵무기와 비교할 때 대폭 감축된 것이다. 그러나 현행 조약 하에서 핵무기 보유고를 1천550기까지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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