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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사람 간 전염 과정서 변이 일으킬 가능성"
독성 강해지고 치사율 높아질 우려 있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사람 간 전염 과정에서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 파스퇴르연구소의 추이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중국 광둥성 남부 지역의 신종코로나 감염 가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지난달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유전자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다.
바이러스는 항상 변이를 겪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바이러스의 행동 양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유사 변이 또는 침묵 변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가족 내에서는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속성을 바꿔 다른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비(非)유사 변이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지난달 말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번 사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화가 사람 간 전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바이러스의 변이, 진화, 적응 과정을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중국 전역에서 17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비유사 변이 사례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빠르게 변이를 일으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알아내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염기쌍이 3만 개에 달해 유전자 길이가 사촌 격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바이러스보다 훨씬 길어 분석 작업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저장(浙江)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IT 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이를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인체에 적응한 뒤에 변이하는데, 변이가 일어나면 전파력이 강해지면서 독성도 심해진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치사율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독감의 경우에도 인플루엔자가 어느 정도 유전자 변이를 일으켰느냐에 따라 치사율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는 변이를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치 환자를 다시 감염시키거나, 기존에 이용하는 검사 장비에 탐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최근 공개한 논문에서 유전체의 특정 지점에 변이가 나타난 바이러스가 인간 호흡기 세포에 더 쉽게 흡착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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