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잘 때 꽃향기 맡으면 학습 효과 30% 증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낮에 공부한 내용에 대해 밤잠을 자는 동안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을까?
이처럼 꿈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이 공개한 비결은 장미꽃 등의 감미로운 향기를 맡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향기가 공부할 때는 물론이고 수면 중에도 '학습의 성공(learning success)'을 돕는다는 게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진의 실험에서 입증됐다.
과학자들은 실험실 밖의 일상 환경에서도 매우 간단하게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관련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의 오픈 억세스 온라인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실렸다.
지난달 31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향기의 이런 학습 강화 효과는 광범위한 실험실 내 실험을 통해 먼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어 독일 남부에 소재한 한 초등학교의 6학년생 두 학급 54명을 대상으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학생들이 가정에서 영어 어휘를 공부하거나 잠을 잘 때 각각 책상과 침대 옆 탁자 위에 장미 향 스틱(incense sticks)을 두게 했다. 또한 학교에서 영어 어휘 시험을 볼 때도 책상 옆 탁자에 향 스틱(incense sticks)을 놓게 했다.
어휘 테스트 결과를 향 스틱을 전혀 쓰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했더니, 학습 및 수면 단계에서 향 스틱을 사용한 학생의 학습 성취도가 평균 약 30% 높았다.
연구팀은, 어휘 시험을 볼 때 향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기억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실험 대상 학생들이 밤잠을 자는 내내 향기를 맡았다는 점에 과학자들은 주목한다. 이 방법을 곧바로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연구에선, 뇌 활성도가 특별히 높은 수면 단계에 향기를 맡아야 유사한 효과를 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경우 일일이 뇌전도를 측정해 뇌 활동이 가장 활발한 단계를 찾아야 하므로 일상적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프라이부르크대 '심리학·정신건강 프런티어 영역 연구소(IGPP)'의 위르겐 코른마이어 박사는 "잠을 자면서도 쉽게 학습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이번 실험에서 입증됐다"라면서 "우리의 코(후각)가 이런 일에 큰 도움이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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