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복귀 2028년으로 늦추자' 법안에 아르테미스 계획 흔들리나
하원 우주항공소위 위원장, 초당적 NASA 수권법안 발의…화성 유인탐사에 집중 요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4년까지 미국 우주인을 달에 복귀시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지만 하원에서 이를 늦추려는 법안이 발의돼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주요 과학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우주항공 소위원회의 켄드라 혼(민주) 위원장은 달 복귀 시점을 2028년으로 환원하고 2033년까지 화성 궤도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는 계획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2020 NASA 수권법안'(Authorization Act)을 제출했다.
이 법안에는 공화당 하원의원 두 명도 발의자로 참여해 초당적 지지를 받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원 우주항공 소위는 이날 첫 법안 심사를 시작하며, 입법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은 "NASA가 추진하는 '달에서 화성까지 프로그램'(Moon to Mars program)의 목표는 실행 가능한 수준에서 신속하게,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화성에 인간을 착륙시키는 것"이라고 제시하면서 "2028년까지 달 표면에 유인 탐사팀을 착륙시키고, 2033년까지 화성 궤도에 유인 탐사팀을 올려놓는 것이 중간 목표"라고 못 박고 있다.
이는 달보다는 화성 탐사에 무게를 실으면서 달 복귀 시점을 원래 계획대로 늦추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달 복귀 목표 연도를 2028년에서 2024년으로 4년 앞당기도록 했으며, NASA는 이에 맞춰 여성이 포함된 두 명의 우주 비행사를 2024년까지 달의 남극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혼 위원장은 그러나 NASA가 백악관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서두를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NASA가 일정에 쫓겨 부당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법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NASA 수권법안은 2028년 달 복귀 이후 매년 두 명의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탐사 계획을 이어가고, 화성 궤도에 유인 탐사팀을 올려놓는 임무를 마친 뒤에 곧바로 화성 착륙 탐사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달 복귀 계획은 늦췄지만 화성 탐사와 관련해서는 가장 공격적으로 목표 일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됐다.
법안은 또 달 궤도에 건설할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달 착륙을 위한 전진 기지가 아니라 화성 탐사에 필요한 심(深)우주 기술을 시험하는 무대로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 제작한 달 착륙선을 이용하려던 계획을 바꿔 NASA가 "완전한 소유권을 갖는" 우주선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이 우리의 달 탐사 계획을 심각히 제한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NASA는 우주분야에서 민간 부문의 급속한 확장을 성공적으로 조성해 왔다"고 강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탐사 계획을 수립하고 제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성공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NASA 수권법안은 아직 발의 단계여서 상당한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상원에서 논의되는 법안이 NASA 원안에 더 가까워 절충이 이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우주정책연구소의 우주 역사학자인 존 로그즈던 교수는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지난 40년간 아르테미스 계획만큼 많은 추진력을 받았던 달 복귀 프로그램은 없었다"면서 "현재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면 달 복귀도 사실상 휘청거리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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