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설' 사망에 '제2의 고향' 이탈리아서도 추모 물결
코비 브라이언트, 유년시절 보낸 伊서 농구 배워…"마치 가족 잃은 듯"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불의의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미국 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물결이 그의 제2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서도 넘쳐나고 있다.
27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코비는 NBA의 '전설'이 되기 오래 전에 이탈리아에서 농구를 배웠고, 유년 시절을 보낸 이탈리아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강했다.
그는 2011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창한 이탈리아어로 "난 이탈리아에서 자랐다. 이탈리아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비의 헬기 사망 사고가 전해진 하루 뒤 이탈리아 정치인, 스포츠 팬과 코비의 오랜 가족 친구들은 마치 자신들의 가족을 잃은 것처럼 슬픔을 표현했다.
레지오 에밀리아 시장인 루카 베치는 페이스북에 "코비는 여기서 자랐고 우리 모두에게 레지오 주민이었다"며 "우리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농구 전설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지오 에밀리아는 코비 가족이 이탈리아를 떠나기 전 살았던 마지막 도시다.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으로 이민자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마테오 살비니조차 "챔피언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추모의 트윗을 날렸다.
이탈리아 스포츠 장관인 빈센초 스파다포라는 "코비의 비극적 죽음에 모두들 할 말을 잃었다. NBA 스타는 그의 첫번째 농구 슛을 이탈리아에서 던졌다"면서 코비에 대해 "위대한 챔피언, 긍정적 상징,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코비가 어렸을 때 선수로 뛰었던 농구 팀들은 27일 코비에 대한 추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가 소년시절 뛴 팀중의 하나인 '팔라카네스트로 레지아나'는 트위터에서 "그는 영원히 우리의 일부"라고 그를 기렸다.
코비는 이탈리아에서 6살때부터 13살까지 7년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 조가 NBA에서 은퇴한 후 이탈리아 농구 리그에서 남북 지방을 다 아우르며 뛰었기 때문이다.
코비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팀 동료들보다 빛났다고 그 시절을 아는 사람들이 말했다.
레지오 칼라브리아에서 코비의 첫번째 유년 농구팀 코치였던 로코 로메오는 "그는 검은 표범처럼 움직였다"면서 "볼을 컨트롤하면서 전방위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그때 8살이던 코비는 두살이나 더 많은 아이들과 플레이해도 결코 볼을 뺏기지 않았다고 한다.
코비는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이 그러하듯 축구도 사랑했다.
AC 밀란의 열정적 팬으로 LA레이커스 라커룸에 AC 밀란의 스카프를 보관했던 그는 한때 "내 왼쪽 팔을 자르면 검고 붉은 피가 나올 것"이라며 AC 밀란의 팀 색깔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네 딸의 이름도 이탈리아식으로 지었다. 지안나, 비앙카 벨라, 나탈리아 디아만테, 카프리 등으로 이 가운데 딸 지안나는 13살의 나이로 지난 26일 헬기 사고에서 아빠와 다른 7명과 함께 숨졌다.
코비는 이탈리아에 대한 좋은 추억들을 드러내 이탈리아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2016년 당시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 기자들과 즉석 인터뷰에선 역시 이탈리아어로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친구들과 광장에 가는 것과 같은" 이탈리아식 생활 방식이 무척 그립다고 회상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