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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사람' 중국 전역서 쫓겨난다…마카오는 '강제격리'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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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사람' 중국 전역서 쫓겨난다…마카오는 '강제격리' 조치
총 겨누고 못 들어오게 막거나 진입 터널 흙으로 메우기도
"전염병보다 인간 본성이 더 무섭다…동포애 발휘해야" 비판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발병 근원지인 우한시 사람들이 중국 전역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3일 '우한 봉쇄령'을 내렸지만,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 우한을 떠난 사람은 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져 중국 전역에서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7일 홍콩 명보,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마카오 정부는 우한시는 물론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중국 본토인 모두에게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마카오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
이는 우한 폐렴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도 해당하며, 마카오를 떠나지 않는 후베이성 사람들은 정부가 지정한 격리 시설에 머물러야 한다.

현재 마카오에 머무르는 우한 출신은 1천390명,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출신은 2천132명이다.
마카오 정부는 격리 시설 수용을 거부하는 후베이인은 강제로 수용시킬 예정이다.
격리 시설은 경찰이 지키면서 출입을 통제하고, 수용된 사람 중 우한 폐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 시설로 이송할 방침이다.
후베이성에서 오거나 최근 14일 이내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있는 중국 본토인은 마카오 입경 때 우한 폐렴에 걸리지 않았다는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진단서가 없으면 입경이 거부된다.
현재 마카오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5명이다.
우한에서 온 한 58세 여성의 경우 지난 23일 마카오 도착 때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전날 검사 때에야 비로소 우한 폐렴 양성 판정을 받아 마카오인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후베이인에 대한 거부는 마카오는 물론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는 동영상을 보면 산시(陝西)성의 한 호텔에서는 직원이 후베이인의 투숙을 거부하자 이 후베이인이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후베이인은 "중국 인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후베이성이 폐쇄됐는데, 어떻게 나를 내쫓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서는 '악(鄂·후베이성의 별칭)' 자가 있는 번호판을 단 차량의 통행이 거부되는 모습이 찍혔다.
이 운전자가 내려서 온갖 사정을 하지만, 이 후베이성 출신 운전자는 끝내 통행이 거부된다.
후베이성과 인접한 한 마을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흙으로 후베이성과 통하는 터널을 아예 막아버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마을에서는 마을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 소총 등을 든 마을 사람들이 검문검색을 통해 후베이인의 마을 진입을 막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베이징에서 일하는 한 우한 출신은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지만, 우한 사람은 우한에 돌아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말만 듣고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후베이성과 접한 안후이(安徽)성에서는 한 후베이인이 강제로 차에 태워져 후베이성으로 돌려보내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후베이인은 "나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소리치지만, 경찰 등은 강제로 이 사람을 차에 태우고야 만다.
산둥(山東)성에서는 친구 집을 방문한 한 후베이인이 현지 경찰과 방역 요원에 의해 억지로 끌려 나오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러한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국 누리꾼은 "역병이 창궐하니 중국인의 무정한 면이 드러나는구나"라고 한탄했고, 다른 누리꾼은 "전염병이 무섭지만, 인간의 본성은 더 무섭다"고 일갈했다.
한 혁명 원로의 딸은 "후베이인들이 상갓집의 개(喪家之犬)처럼 쫓겨나고 있으니 동포애는 과연 어디로 갔는가"라고 한탄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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