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 우크라 대사대행, 트럼프 이어 폼페이오도 돌직구 비판
"미국인이 우크라이나 신경이나 쓰냐" 폼페이오 발언 보도되자 정면 반박
NYT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맞선 최전선…미, 우크라이나에 신경 써야" 기고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하원 탄핵 조사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증언으로 유명해진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이 이번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테일러 전 대행은 26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는 데 급급해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중요성을 경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했다.
테일러 전 대행은 '그렇다, 폼페이오 장관. 미국인은 우크라이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제하의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서 자국과 서방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남을 앞둔 폼페이오 장관이 미 공영 라디오 NPR 기자에게 했다는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신경이나 쓰느냐"는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테일러 전 대행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각종 위협에 맞서는 최전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 독재국가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것이고, 비(非)자유에 대항해 자유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인 대부분은 이러한 우크라이나를 신경 쓴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초당적으로 지지해 왔다.
앞서 테일러 전 대행은 작년 11월 하원 정보위원회 탄핵 조사에 출석했을 때는 차분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동기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이용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정적인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하면서 3억9천100만 달러(약 4천560억원) 상당의 군사원조를 보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정치적 목적 외에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는 군사원조 보류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원조 보류는 비생산적이고 비논리적이며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테일러 전 대행은 2006~2009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냈으며 은퇴했다가 지난해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가 경질되면서 우크라이나 대사 대행으로 복귀했다. 그는 이달 사임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NPR 기자와 인터뷰 중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기자를 개인 접견실로 불러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고 해당 기자가 폭로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은 NPR 기자가 비보도 약속을 깼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이 NPR 기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언성을 높인 것 자체는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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