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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사스급 될까…파괴력 놓고 분석 분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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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사스급 될까…파괴력 놓고 분석 분분(종합)
WHO "전파력, 사스보다 낮고 메르스보다 높아"
일본 전문가 "전염성 사스 수준"…홍콩 전문가 "규모는 사스 10배"
"증상 없거나 경미한 환자들 있어 사스보다 방역 훨씬 어려워"



(베이징·도쿄·제네바=연합뉴스) 김윤구 이세원 임은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武漢) 폐렴'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급으로 퍼질지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기에는 '사스보다 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스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력이 사스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다고 파악했다.
WHO는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제시했다.
R0는 전염병이 사람 간 전파되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나는 것으로, 흔히 재생산 지수로 불린다.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의미다.
사스의 재생산 지수는 4이며, 메르스는 0.4∼0.9로 알려졌다.
다만 WHO는 이는 추정치로 아직 사람 간 전염 정도는 아직 명확하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 역시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사스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전염병 전문가인 하마다 아쓰오(濱田篤郞) 일본 도쿄(東京)의과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사스에 가까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하마다 교수는 이달 23일 기준 감염자 583명 중 17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에 비해 낮은 것과 관련해 "독성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보이지만 사망자는 확실히 늘었다"고 언급했다.
가미타니 와타루(神谷亘) 군마대 교수(바이러스학)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치사율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감염 경로가 비말(飛沫·침방울) 감염에서 공기 감염으로 바뀌거나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수분의 중량이 있기 때문에 침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간단하게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전염성만이 아니라 다른 요인까지 고려해 우한 폐렴이 사스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바이러스학 연구 분야 전문가로 이달 21∼22일 우한을 방문했던 관이 홍콩대학 신흥전염병국가중점실험실 주임은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감염 규모는 최종적으로 사스보다 10배는 클 것"이라고 우한 폐렴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관 주임은 이미 통제 불능의 상황이라면서 "극도의 무력감과 두려움을 느낀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사스는 감염자의 60~70%가 '슈퍼 전파자'들로부터 온 것이어서 전파 사슬이 분명했으며 슈퍼 전파자들을 접촉한 사람만 막으면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염원이 이미 넓게 퍼져 역학조사를 하기 어려워졌다. 관 주임은 우한 봉쇄 조치가 너무 늦었다면서, 이미 많은 사람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우한을 떠나 바이러스를 지닌 채 전국 각지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우한이 9개 성의 길목에 있는 교통 요지인 데다, 황금 방역기를 놓쳤고, 춘제 대이동에다 당국의 부실 대응까지 더해져 환자는 폭증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중국 본토의 확진자만 한달새 880명이 넘었으며 사망자는 26명으로 늘었다. 사스는 2002∼2003년 세계적으로 8천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800명 가량의 목숨을 앗아갔다.

차이신에 따르면 저우화천(朱華晨) 홍콩대학 연합바이러스학연구소 부소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력이 사스를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우한 폐렴의 증상이 경미한 환자부터 심지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도 있고 중증 환자까지 편차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사스는 대부분 중증 환자였고 감염 후 얼마 안 있어 증상이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우한 폐렴이 사스보다 방역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 저우 부소장의 말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독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는 장기간 살아남기 어려운데, 이는 감염자들이 빨리 발견돼 격리되기 때문에 전염시킬 다른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초기에 전파력이 약하면 감염된 환자들의 증세가 비교적 경미하지만, 이 황금 시기에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면 폭넓게 퍼질 수 있다.
바이러스가 일단 많은 사람의 체내에서 살아남고 인체에 적응한 뒤에는 변이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전파력이 강해지며 독성도 심해진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도 지난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저우 부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매우 넓게 전파됐다면 사스처럼 깨끗이 없애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조속히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진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그는 지적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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