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마리화나 흡연소' 첫 개업 승인
"사용자들 위한 공간 필요" vs "안전사고·도시 이미지 실추 우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최근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를 합법화한 미국 일리노이주의 주도 스프링필드에 마리화나 흡연자 전용 휴식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과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등에 따르면 스프링필드 시의회는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업체 '일리노이 서플라이 앤드 프로비전스'(ISP)가 요청한 마리화나 흡연소 개업 허가를 지난 20일 승인했다.
스프링필드는 시카고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져 있는 행정도시다.
ISP는 스프링필드 도심에서 영업 중인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소와 연결된 공간에 1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마리화나 라운지'를 열 계획이다.
ISP는 일리노이주에서 처음으로 마리화나 흡연소 개업을 허가받은 업체라고 시카고트리뷴은 설명했다.
미국 연방법상 마리화나는 여전히 불법 마약으로 분류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마리화나 흡연소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시설이다.
업체는 현재 공간 컨셉을 구상 중이며, 개업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체 대변인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마초를 피우는 대형 공간 이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주는 지난 1일 미국 50개주 가운데 11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발효했다.
그러나 길거리와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마리화나 흡연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또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주민 협의회나 건물주, 각 지자체는 각 권역 내에서 마리화나 사용을 임의로 제한할 수 있다.
에린 콘리 스프링필드시 대변인은 "마리화나 흡연소는 마리화나 사용이 제한된 건물의 세입자 또는 관광객들에게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프링필드에 일리노이 주청사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기념관 등이 있어 방문객이 많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주에서 온 방문객들이 마리화나 판매소를 찾는 사례를 이미 많이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도심 지역 여러 호텔은 마리화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일리노이주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이상, 마리화나 사용자들을 위한 수용적 분위기의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맥메나민 시의원은 "폐점 시간에 환각 상태에 빠진 다수의 마리화나 흡연자들이 동시에 흡연소를 나서게 된다. 안전사고뿐 아니라 도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한편 일리노이주에 속한 시카고시는 본인 집 뒷마당이나 발코니에서 마리화나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나 공공 흡연소 설치 계획은 없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마리화나 판매소에 구매자들을 위한 흡연 구역 조성 권리를 주고 이에 대한 면허를 판매할 방침이었으나, 이달 초 시 의회에서 거부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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