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도시서 4번째 '여성행진'…워싱턴·뉴욕서 수천명 참가
180여개 도시서 개최…반 트럼프·남녀평등·기후변화 촉구하며 행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여성행진' 행사가 열려 많게는 수천명이 참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전국 180여개 도시에서 행사가 예정된 가운데 워싱턴DC에는 수천명이 모였으며 뉴욕에는 이보다 적은 수백명이 참가했다.
올해로 네번째인 여성행진 참가자들은 여성 권익 신장, 남녀 동일 임금, 생식권 보장 등을 외쳤다.
또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기후변화, 이민 등 다양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뉴욕 맨해튼에선 폴리스퀘어와 콜럼버스 서클 두곳에서 행사가 열렸다.
'일어나 소리치라'(Rise and Roar)라는 이름으로 수백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서 여성 운동가 도나 힐튼은 "우리가 바로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변화가 되자"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개별 행진 뒤 타임스퀘어 앞에서 집결해 다같이 행진을 이어가자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날 오후 눈이 내리면서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로스앤젤레스에선 남녀노소 수천명이 모여 광장부터 시청 공원 근처까지 길을 가득 메웠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의 부인인 시벨 뉴섬은 연사로 나와 총기폭력 규제와 미투 운동에 앞장서고, 하원에서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는데 기여한 여성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그는 "2020년 여성이 다시 다시 주도하고 일어나서 이 나라를 정의의 길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덴버에선 주최 측이 행진 이후 유세 집회를 여는 대신 지역 단체들과 만나 총기규제, 기후변화, 생식권 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
버몬트에서 왔다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민자 출신 학생들을 많이 가르친다면서 "이런 정치적 시기에 내가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들은 소속감을 느껴야 하며 왜냐면 그들이 (우리 사회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행진에 매번 참여했다고 밝힌 한 피타 매드리는 이날 70세 생일을 기념해 동생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그레타 툰베리에게 한 것을 봐라. 그는 세계의 가장 큰 왕따 조장자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백악관까지 행진을 계획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고 있다.
2017년 첫 행사 때는 반 트럼프 정서와 함께 수십만명이 참가하며 성황을 이뤘지만 올해는 참가자가 예년보다 확연히 줄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0만여명이 모이며 북새통을 이뤘던 워싱턴DC에선 올해 수천명만 참가했다.
한편 여성행진을 앞두고 미국 국가기록원에 해당하는 국가문서보관소가 여성참정권 전시회에서 과거 여성행진 사진을 일부 변조해 전시한 것이 드러나 사과했다.
국가문서보관소는 역대 최대 인원이 모인 2017년 '여성행진' 사진을 전시에 사용하면서 시위대가 들고 있던 반(反) 트럼프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흐릿하게 처리했다고 18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국가문서보관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성의 참정권 관련 전시물에 사용된 반 트럼프 피켓을 흐릿하게 처리한 것은 실수였다며 보관 자료를 변동 없이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에서 문제 삼은 사진은 기록 보관용이 아닌 전시 홍보 그래픽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이었다고 부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방침과 절차를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의 참정권을 부여한 미 수정헌법 19조에 관한 이 전시에는 2017년 여성 행진 행사 때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 사진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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