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탄핵심판 맞춰 또나온 폭탄발언…"트럼프, 다 알고 있었다"
'우크라 스캔들' 몸통 줄리아니의 측근…탄핵안 상원 송부된 날 직격 인터뷰
"트럼프 대신해 우크라에 모든 원조 끊길 거라 했다"…트럼프 "모르는 사람"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넘어가기 무섭게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폭탄 발언이 또 등장했다.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탄핵안을 부결시킬 작정이지만 이러한 상황 변화가 공화당 지도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인 레프 파르나스는 15일(현지시간) MSNBC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탄핵 추진 과정에서 직접 바로잡을 수 있다고 느껴지는 핵심적 거짓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몰랐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어떻게 돼가는지 정확히 알았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모든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 "나는 줄리아니나 대통령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를 모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파르나스는 또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에 대한 수사 개시를 발표하지 않으면 군사 원조뿐만 아니라 모든 원조가 끊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줄리아니의 측근인 파르나스는 지난해 10월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인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개시를 압박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물로 지목돼 왔다.
인터뷰가 이뤄진 15일은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긴 날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부결을 벼르는 상원으로 탄핵안이 넘어가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하는 폭탄발언이 또 등장한 것이다.
파르나스는 인터뷰에 앞서 하원에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증거를 제출하기도 했으며 하원은 이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6일 파르나스의 행보를 거론하면서 상원 탄핵심판에 임하는 공화당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를 위법으로 판단한 미 회계감사원의 결정도 함께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르나스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미 파르나스의 변호인 측이 파르나스와 함께 찍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상황이었다.
그는 16일 백악관에서 취재진 문답 중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기부금 모금 행사에 와서 나와 사진을 찍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늘 수천 명과 사진을 찍는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전혀 모른다. 아마 그는 좋은 사람일 것이다. 아마 아닐 수도 있다"고도 했다.
파르나스는 이날 CNN방송에 나와 "또 그런 얘기를 해도 좋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얘기를 할 때마다 다른 사진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파르나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일 수 있다. 파르나스는 선거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후 무죄를 주장하면서 검찰에 협조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더힐은 전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