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탄핵심판 개시, 21일부터 본격 심리…트럼프 "사기"(종합)
로버츠 대법원장 주재…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소추안 낭독
'배심원' 의원들 "공정한 재판" 선서…NYT "트럼프 18일까지 답변서 제출"
트럼프 "아마도 다보스 갈 것"…탄핵심리 관계없이 일정 소화 의사 피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1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민주당 주도로 하원이 가결한 탄핵소추안을 전원 민주당 의원인 7명의 소추위원이 상원에 가져와 '검사'로서 낭독하고, '재판장'을 맡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이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선서를 하는 형태로 미 역사상 3번째 대통령 탄핵 심리의 시작을 알렸다.
AP·로이터·AFP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명한 소추위원 7명은 이날 상원에 나와 탄핵소추안을 낭독, 심리 절차를 개시했다.
소추위원을 대표해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8쪽 분량 소추안을 약 20분간 낭독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2개 혐의로 탄핵소추가 이뤄졌다.
시프 위원장은 "이제 탄핵안을 읽겠다"며 "중대한 범죄와 경범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이라는 제목하에 작성된 탄핵안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종용한 의혹과 관련, 권한을 남용했으며 의회 조사를 방해했다고 말했다.
형사소추 때 검사가 기소한 뒤 재판에서 범죄 혐의에 관한 공소장을 낭독하는 것처럼 대통령 탄핵 헌법소추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혐의 설명'이 이뤄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소추안을 읽는 동안 의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무소속) 의원은 법정에서 발언을 적을 때 쓰는 노란색 용지인 '리걸 패드'(legal pad)를 꺼내 메모했다.
또다른 대선 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를 비롯해 셔로드 브라운·로버트 케이시 주니어(민주), 롭 포트먼(공화) 의원은 펜과 종이를 꺼내 발언을 받아적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정오께 이뤄진 소추안 낭독 후 잠시 휴회한 뒤 오후 2시께 로버츠 대법원장이 상원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을 주재하겠다는 선서를 했다.
이어 그는 모든 상원의원에게 오른손을 들라고 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리와 관련된 모든 일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고 엄숙히 맹세합니까"라고 물었고 상원의원들은 "그렇습니다(I do)"라고 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원 탄핵 심리는 매우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탄핵심판에 대해선 "사기(hoax)"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완벽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완벽한 통화를 한 것에 대해 방금 탄핵당했다"는 트윗도 올렸다.
그는 또 21∼24일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 포럼) 참석과 관련, "아마도 다보스에 갈 것"이라며 탄핵 심리와 관계없이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트윗에서 "의회 방해 : 하원의장은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보내기 전에 4주동안 붙들고 있었다. 권력 남용 : 하원은 대통령에게 적법 절차를 제공하기를 거부했다"며 '트럼프 탄핵 혐의'를 적용,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탄핵심판 절차는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향후 절차와 관련, 상원은 이날 오후 늦게 탄핵심판 개시를 백악관에 통보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토요일(18일) 오후 6시까지 혐의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CNN은 "오늘 일어난 일은 대체로 절차적(과정)"이라며 본격적인 심리는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데이 다음날인 21일에 시작된다고 전했다.
상원은 21일 오후 1시(동부시간)에 다시 심리를 진행한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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