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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생체정보 인식기술로 44년된 미제 사건 해결…용의자는 사망
1976년 시카고 교외 도시 16세 소녀 살인사건…검찰 "연쇄살인범 가능성"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외 도시에서 발생한 16세 소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사건 발생 44년 만에 확인됐다.
일리노이주 듀페이지 카운티 검찰은 14일 "새로운 유전자(DNA) 감식 기술을 이용해 44년 전 실종된 파밀라 모러(당시 16세) 살해 사건의 용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듀페이지 카운티 검찰은 이를 계기로 당시 시카고 일대에서 일어난 장기 미해결 살인사건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피해자 모러는 1976년 1월 12일 밤 9시45분께 듀페이지 카운티 우드리지의 친구 집에서 음료수를 사러 나갔다가 실종됐고, 다음 날 아침 실종 지점으로부터 약 7.7km 떨어진 라일의 도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모러 시신 근처에서 고무호스가 발견되고, 그의 목에 상처가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모러가 교살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모러가 재학 중이던 다우너스그로브사우스 고등학교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신문했으나 용의자 색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수사당국은 2001년 모러의 시신에서 용의자 DNA를 검출, 연방수사국(FBI)이 운영하는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 '종합 DNA 색인 시스템'(CODIS)에 입력했지만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생체정보 인식기술 벤처기업 파라본 나노랩스의 DNA 분석 기술로 용의자의 눈동자 색·머리카락 색·피부색·얼굴형 등을 재생했고, 유전자 계보학 등을 통해 사건 발생 지역 인근 오로라에 살았던 브루스 린달을 용의 선상에 올렸다.
린달은 1981년 사망해 경찰은 작년 11월 6일 그의 시신에서 DNA를 검출했고, 린달의 DNA가 용의자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수사당국은 린달이 당시 모러를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린달은 사망 전 모러 살인사건이 포함되지 않은 3개 강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1981년 4월 4일 시카고 서부 교외도시 네이퍼빌의 18세 남성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하다 실수로 본인 동맥을 깊게 베어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트리뷴은 린달이 당시 한 직업학교에서 엔진 수리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듀페이지 카운티 검찰은 "린달이 사망한 후 그의 집에서 여성 수십명의 사진을 찾아냈다"며 린달이 연쇄살인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더 있을 수 있다"면서 "장기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한 경찰관들과 수사당국자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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