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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면 안 태워"…보잉 직원조차 737맥스 부실심사 조롱
내부 문건 공개…"원숭이가 감독하고 광대들이 설계" 조롱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연이은 참사로 운항 정지를 당한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해 직원들조차 규제당국의 심사가 부실하다고 여기며 조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이 의회에 제출한 내부 문서를 통해 직원들은 연방항공청(FAA)의 항공기·조종사훈련 심사가 부실하다고 인식했으며 회사가 원하는 대로 승인을 받으려고 FAA를 상대로 로비를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에 이어 이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항공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총 346명이 숨졌다.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맥스 기종의 자동 조종 프로그램에 결함이 있었고, 조종사들에게 이러한 결함을 숙지시키지 못해 기체가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2017년 4월 맥스 기종의 조종 프로그램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는 메신저 대화에서 한 직원은 "이 기종을 설계한 건 광대들이고, 그 광대를 감독하는 건 원숭이들이지"라고 꼬집었다.
'감독하는 원숭이들'은 다름 아닌 항공 규제당국 FAA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한 직원은 동료에게 "맥스 시뮬레이터(시뮬레이션 훈련 프로그램) 훈련을 받은 (조종사가 탄) 비행기에 네 가족을 태우겠어? 나는 안 그러겠다"고 말하자 다른 직원도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맥스 조종사 교육용 시뮬레이터가 미흡한데도 FAA의 심사를 통과했다는 뜻이다.
다른 직원은 FAA를 상대로 한 업무에 관해 말하면서 "내가 작년에 사실을 숨긴 일은 아직도 하느님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015년에 작성된 직원의 글에는 보잉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훈련 시뮬레이터를 승인받으려고 FAA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친 정황이 나타났다.
이 직원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며 아마도 최종 협상 시점에 최고위층에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고 요청했다.


보잉은 당국과 의회의 자료 요구에 일부분을 가린 형태로 제출했으나, 지난달 전체를 볼 수 있는 형태로 다시 내놓으면서 직원들이 당국을 조롱한 내용이 새로이 공개됐다.
하원 교통위원회의 피터 드파지오 위원장은 이번에 드러난 보잉 직원의 소통 내용과 관련, "보잉이 규제 당국, 승무원, 항공 이용객들의 감시를 피하려고 적극적으로 애쓴 것을 충격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잉은 시뮬레이터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을 당시 여러 차례 시험을 시행했으며 그에 따라 맥스 시뮬레이터는 효과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규제 당국에 대한 조롱성 표현에 관해 보잉은 "회사의 실제와 추구하는 바를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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