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르도안, 러-터키 연결 '터키 스트림' 가스관 공식 개통
터키 이스탄불서 만나 정상회담한 뒤…중동 위기 속 '긴밀 공조' 과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흑해 해저를 통해 양국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스관 '터키 스트림'(Turk Stream)을 공식 개통시켰다.
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 스트림 가스관 개통식에 나란히 참석해 가스관 가동을 선언했다.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 등도 개통식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관 개통은 전 유럽 대륙에 중요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터키 스트림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는 터키의 주요 가스 공급국으로 남아있으며 러시아와 터키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터키 스트림은 러시아 흑해 연안 아나파에서 출발, 흑해 해저를 통과해 터키·그리스 국경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약 1천100km의 가스관이다.
각각 연 157억5천만 큐빅미터(㎥) 수송용량을 가진 라인 2개로 구성돼 있으며 1개 라인은 터키 공급용, 다른 1개 라인은 남부 및 남동부 유럽국가 공급용이다.
러시아는 2개 가스관을 이용해 터키와 불가리아, 그리스,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으로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가스관 개통식에 앞서 이스탄불의 '할리치' 콘벤션센터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자 관계 발전 방안 및 시리아, 리비아 정세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한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 분쟁 해결 방안, 터키의 파병으로 국제 대리전으로 비화할 위험을 보이는 리비아 내전 사태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선 이밖에 미국의 이란군 고위사령관 살해와 이에 대한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 등으로 긴장이 최고 수위에 이른 미-이란 간 대치 상황도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터키 양국 정상회담과 터키 스트림 가스관 개통은 미국과 이란 간 대치로 중동 지역이 최악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과시한 것이라 각별한 관심을 끈다.
푸틴 대통령은 터키 방문에 앞서 전날엔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찾아 현지 러시아군 지휘센터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다.
신년 벽두부터 연이어 이루어지는 푸틴 대통령의 중동 국가 방문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동 지역 분쟁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행동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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