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이란 미군 주둔기지 공격 규탄…"긴장완화" 촉구
EU 집행위원장 "무기 사용 중단하고 대화 재개해야"
영국 "무모하고 위험한 공격" 비판…독일 "더이상 긴장 고조 말아야"
(브뤼셀·런던·베를린 =연합뉴스) 박대한 이광빈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독일, 영국 등 주요 회원국은 8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긴장완화를 촉구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란의 이번 공격에 대해 "대화의 여지를 주기 위해 무기 사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우리는 대화 재개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1시 20분께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 등 미군이 주둔한 군사기지 최소 2곳에 탄도미사일 십수발을 쐈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이 지난 3일 미군 무인기(드론)의 공습으로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위한 보복 작전이라고 밝혔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도 이란의 이번 공격을 규탄하면서 폭력의 악순환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 역시 이날 공영방송 ARD 인터뷰에서 "연방 정부를 대표해 이번 공격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고 밝히고 이란에 더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고 호소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의 행위에 대해 "무모하고 위험한 공격"이라고 비판하고 중동 지역에서의 전쟁은 테러리스트 그룹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에서 "이는 나와 국제사회가 경고했던 상황 악화"라면서 "모두가 한걸음 물러서고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군의 공습으로 핵심 지휘관을 잃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닷새 만에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고 미국이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측의 군사 충돌 국면이 한층 더 위험한 단계로 올라서게 됐다.
이란은 미국의 추가 대응이 없다면 '보복의 고리'를 끊고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괜찮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담과 달리 미군 인명 피해가 확인될 경우 재보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