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미국-이란 긴장고조에 "48시간내 걸프지역 병력증강 가능"
佛·伊 "이라크 주둔 병력 철수계획 없다"…獨 "일부 병력 재배치"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영국이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이라크 안팎에 배치할 병력을 48시간 이내로 증강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군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군 군함과 헬리콥터, 군인 등 전투병력 뿐만 아니라 치누크 헬기 등 지원병력이 이라크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하는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영국 구축함 디펜더(HMS Defender)와 소형 구축함 몬트로즈(HMS Montrose) 등 2척도 걸프만 근처에 주둔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 주둔하는 영국군은 약 400명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이라크군 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현재는 자국민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만약 영국 민간인이나 군인이 이란 또는 테러단체의 공격으로 숨진다면 대응책을 검토하겠다"며 "그 대응은 반드시 (당한 공격에) 비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리스 장관은 이라크 당국에 "영국군이 이라크에 주둔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이라크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이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지난 3일 자국 영토 안에서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등이 숨진 데 강력히 반발하며, 미군 등 외국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손잡고 IS 격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이라크에 병력을 배치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조금씩 결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라크 파병 병력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프랑스군 16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일대에 주둔하는 이탈리아 병력은 약 900명에 달한다.
이와 달리 독일은 이라크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 주둔해온 병력 120여명 중 30여명을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인접 국가로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뒤 닷새만인 8일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 여러 곳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쏘면서 '피의 보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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