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상엽 디자인센터장 "차가 생활공간으로 진화한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 될 것"
"PAV-PBV-허브, 유기적으로 연계돼 도시 모빌리티 끊김없이 연결"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기술을 통해 차가 운송공간에서 삶의 공간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은 6일(현지시간) 오전 'CES 2020'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목적기반모빌리티(PBV)는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도 아니고 개인 승용차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모빌리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상엽 전무는 "PBV는 단순 운송수단이 될 수도 있고 개인 사무실, 집, 샌드위치가게, 카페 등이 될 수도 있다"며 "목적성을 가진 PBV가 연결되면 허브(모빌리티 환승거점)는 새로운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CES 2020에서 미래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목적기반모빌리티(PBV)-허브를 제시했다. 이 전무는 PBV와 허브의 디자인을 맡았다.
그는 신발가게, 꽃가게 PBV들이 연결되면 허브는 쇼핑 아케이드가 되고, 라면가게, 빵가게 등이 모이면 푸드코트가 된다고 예를 들었다.
치과, 내과, 약국 PBV들이 모이면 종합병원이 되고, 집처럼 사용되는 PBV들이 도킹되고 이용자들이 허브의 샤워시설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면 에어비앤비 같은 공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허브 자체를 쇼핑몰이나 병원 등으로 만들 때와 달리 목적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전무는 "PBV와 허브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가졌으며 공용화 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다"며 "또 PBV와 허브의 결합을 통해 개인용 비행체(PAV)를 쉽고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허브가 지금의 공항처럼 멀고 이착륙 기능만 있다면 누가 이용하겠나"라며 "PAV-PBV-UAM이 같이 연결돼서 도시 전체에 끊김 없는 이동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송수단은 사람의 편리를 위해 생긴 것이고 지금도 기술발전과 함께 인간중심 모빌리티가 도입되는 시기"라며 "자동차 소유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공유차, 대중교통에서 사람을 편하게 하는 개념이 많이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 교통 문제를 가정하고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세계에서 5번째로 교통이 혼잡하고 도시화로 인해 주거 문제가 많은 지역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공개한 PBV 콘셉트 S-Link도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 전무는 "케이블카가 샌프란시스코 풍경에서 상징이듯이 PBV에 미래 도시의 상징이라는 가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케이블카가 저속이듯이 PBV도 최고 속도가 시속 50㎞ 미만이고, 이 점에서 차량 디자인에 자유가 많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하므로 그에 관한 고민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PBV는 스마트팩토리에서 제작되며 목적에 따라 길이가 4m에서 6m로 확장되기도 한다. 그는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파밸리에서 나오는 코르크 마개 등 재활용 재료를 많이 활용하고 플라스틱을 가급적 덜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 기반으로 군집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PBV의 핵심가치다.
그는 "차량간 정보가 공유되면 이를 토대로 여러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도시 신호체계 등도 모두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가령, 이동 중에 배터리 충전용 PBV가 따라와서 무선으로 충전을 하고 빠진다든지 공항에서 가방만 실은 PBV가 승객용 PBV를 따라다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PBV 상용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지금 중요한 것은 미래 비전을 만드는 것"이라며 "제작과 서비스 방식, 도시 법규 등을 모두 준비하는 과정이며 현대차가 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