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경기지표는 엇갈려(종합2보)
경기선행지수 석달째 상승…동행지수는 두달 연속 하락
통계청 "내년 상반기 또는 1분기에 더는 경기가 하락하진 않겠다는 정도"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이대희 김경윤 기자 = 11월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의 3대 지표가 모두 전월의 마이너스를 딛고 '트리플 반등'했다. 3대 지표의 동반 증가는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상승한 반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한 산업생산은 9월에 -0.4%로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으나 10월에 보합을 나타낸 뒤 11월에는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0.5%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1.4% 늘면서 전산업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예술·스포츠·여가 부문이 8.1% 늘었고, 부동산(6.2%), 도소매(3.0%), 금융·보험(2.1%) 등의 업종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7.5%), 금속가공(-6.5%) 등의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반도체(9.3%), 석유정제(5.7%) 등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1.6% 감소했고, 재고는 0.9% 줄어들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6.3%로, 전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반도체 생산능력 증가(9.3%) 속에 전월보다 1.4% 상승했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전월 대비 1.9%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10월 2.3%포인트에 이어 1.5%포인트 하락해 71.8%를 가리켰다. 이는 올해 3월(7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반도체 등 생산능력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1.1% 증가했고, 재고는 5.9% 늘었다.
최근 반도체 생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서버용 D램 등 고성능 반도체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0% 증가했다. 1~11월 누계 소매판매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9월과 10월에 각각 2.3%, 0.4% 줄었으나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날씨 영향으로 겨울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5.6% 증가했고 신차 출시와 프로모션 속에 내구재 판매도 3.4%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쇼핑 할인행사도 소매판매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소매업태별로는 면세점(7.6%), 무점포소매(4.7%), 대형마트(3.2%), 백화점(2.9%)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화장품의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있지만, 중국 광군제(光棍節) 등으로 면세·온라인 쪽 증가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1~11월 누계로 보면 9.3%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6~9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10월 -0.7% 감소한 뒤 11월에 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달에는 기계류 투자는 -0.3% 감소했지만, 변동폭이 큰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4.6%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2018년 11월부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다가 지난달 처음 보합으로 돌아섰다.
국내 기계 수주는 공공과 민간 양쪽에서 모두 늘어 전년 같은 달보다 23.6%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장비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공장과 창고, 사무실 등 비주거용 건축공사 실적이 감소하면서 건축 부문이 2.9% 줄었고, 토목은 1.0% 증가했다.
향후 건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수주(경상)는 토목이 42.0% 늘고 건축도 4.1% 증가하면서 1년 전 같은 달보다 11.5%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1~11월 누계로는 3.5%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9월 보합 후 10월과 11월에 2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내년 상반기 또는 1분기에는 더는 (경기가) 하락하지는 않겠다는 정도"라며 "수치상 기저효과가 사라져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미약하고 건설기성이 마이너스를 보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다"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째 상승해 향후 경제 상황의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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