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탄 후에도 심상찮은 北에 군사력 거론하며 도발자제 경고
백악관 안보보좌관, 北도발 가능성에 "美 실망 보여줄 것…美 최고의 군사강국"
'비핵화시 대북 정권교체 없고 밝은 미래' 트럼프 약속도 환기…협상복귀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성탄 선물'은 없었지만 심상찮은 행보를 이어가는 북한을 두고 미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이 직접 미국의 군사력을 거론하며 도발자제 및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했다.
북한의 정권교체는 없을 것이고 핵을 포기하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약속도 재확인했다. 북한이 대미협상 경로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택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경고를 보내면서 협상 궤도로의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ABC방송 일요 시사프로그램 '디스위크'에 출연,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한 질문에 거듭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우리는 도구함에 도구가 많고 추가적 압박이 북한과 관련해 동원될 수 있다"고 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비슷한 질문이 다시 나오자 "미국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김정은이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그런 접근을 취하면 우리는 엄청나게 실망할 것이고 실망감을 보여줄(demonstrate)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여전히 최고의 군사강국이며 엄청난 경제력이 있다"고 했다.
예고한 '선물' 없이 성탄절을 조용히 지나간 북한이 머지않아 고강도 도발을 시도한다면 미국의 군사·경제적 대응이 뒤따를 수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 것이다.
그는 미국의 대응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에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한국처럼 매우 번영하고 매우 부자인 나라가 되는 길'과 '제재와 고립, 버림받은 국가로 가는 길'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상황을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눈감아줬으나 레드라인이나 다름없는 장거리미사일 발사까지 무대응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정권교체가 없을 것이며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경제적 발전과 함께 엄청나게 밝은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북한을 협상궤도로 되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자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한 명분을 쌓아두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이 연이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등의 표현으로 비난한 데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건 협상을 시도하려는 그들의 방식"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을 '로켓맨'이나 '리틀 로켓맨'으로 부른 적이 있다. (북한이 그런다고 해도) 읽어낼 것이 많지 않다. 말보다는 행동"이라고 일축했다.
북한의 '선물' 없이 성탄절이 지나간 후에도 북미 간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28일 핵심 정책을 결정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했으며 머지 않아 회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향후 진로는 전원회의에서 골격을 잡은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연일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며 자제를 촉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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