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126번째 생일 조용히 보낸 중국
공식 기념 없이 지나가…고향 후난성서 여러 행사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의 126번째 생일을 조용히 보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마오쩌둥의 고향에서 많은 사람이 그의 생일을 기렸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행사 등은 없었다고 27일 보도했다.
마오쩌둥이 태어난 후난(湖南)성 사오산(韶山)시에서는 여러 행사가 열렸다. 소셜미디어에는 마오쩌둥의 동상 앞에서 사람들이 절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이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같이 다른 여러 나라의 건국 지도자의 탄생일은 국가 공휴일이지만 중국에서 마오쩌둥의 생일은 공식적인 인정 없이 넘어갈 때가 많다고 SCMP는 지적했다.
마오쩌둥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명이자 논란의 대상이다.
마오쩌둥은 '사회주의 중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지위를 누린다.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 그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모든 중국 지폐에도 얼굴이 들어 있다.
그러나 마오쩌둥은 1958년 시작된 대약진운동으로 3천만명이 숨진 기근을 초래했다. 1966년부터 이어진 문화대혁명 때도 수백만 명이 희생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 2013년 마오쩌둥의 123번째 생일에 마오쩌둥이 업적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과거 마오쩌둥 탄생 기념행사는 당국으로부터 제지당한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베이징대 마르크스주의 단체 대표가 기념행사에 참석하려다 체포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공산당이 중앙의 통치에 위험이 될 수 있는 정치적 행동을 경계한다고 말한다.
중국정치 전문가인 장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학 교수는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마오쩌둥의 생일을 부각하지 않는 것은 무역전쟁, 미국과의 전략적 대립, 경제 둔화, 사회 불만 고조, 홍콩 사태 등의 난관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오의 업적을 강조하는 것은 현재 나라를 단결시켜야 하는 필요성과 맞지 않는다"면서도 "중화인민공화국이 존재하는 한 건국의 아버지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의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 기념관을 참배했다.
시 주석의 강력한 통치 스타일은 마오쩌둥 시대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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