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산타랠리 질주…나스닥 첫 '9,000 고지' 돌파(종합)
'아마존 효과' 나스닥 열흘째 최고치 행진…다우·S&P500도 연일 신고가
저금리·무역합의·쇼핑열기 겹호재…트럼프 '자화자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2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9,000선에 안착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8월 8,000선을 돌파한 지 16개월 만에 새로운 마디지수를 찍었다. 정보·기술(IT) 종목이 가파른 랠리를 이어간 덕분이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9.51포인트(0.78%) 오른 9,022.3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오전 9,000선을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 폭을 확대했다.
나스닥지수가 9,0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971년 출범 이후로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는 또한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닷컴버블' 당시인 1998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9,000 돌파'의 주역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다.
미국 연말 '쇼핑열기'에 힘입어 아마존은 4.45% 치솟았다. 아마존은 올해 쇼핑대목에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구체적인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주가에는 강한 상승동력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는 IT 업종 전반의 호황을 반영한다.
내년 재선 행보에 돌입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증시 강세를 자신의 치적으로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나스닥이 처음으로 9,000선을 찍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 3년간 주가 상승률이 역대 대통령 평균치의 갑절을 웃돈다는 언론보도를 리트윗했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50% 이상 상승했다면서, 지난 1928년 이후로 역대 대통령의 집권 3년 치 평균 상승폭 23%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집권 3년째인 올해 상승률 역시 28%로, 역대 대통령들의 3년 차 평균치 13%를 큰 폭 넘어섰다.
S&P500지수의 IT 섹터는 올해 들어 50% 가까이 치솟으면서 10년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S&P500 IT 섹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9.92% 급반등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초강세다.
S&P500에서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3대 종목은 PC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AMD,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KLA 등으로 모두 반도체 업종이라고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전했다.
증시의 주변 여건이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저금리 기조 속에 실물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무역합의로 다소간 진정되면서 '연말 산타 랠리'를 이끌고 있다.
산타랠리는 매년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무엇보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강한 훈풍을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까지 자동차를 제외한 전체 소매 매출은 8천800억 달러(1천22조 원)로 작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온라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8.8% 급증했다.
이런 겹호재 속에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12월 들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초대형 블루칩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5.94포인트(0.37%) 상승한 28,621.39에 거래를 마치면서 종전의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S&P500지수도 16.53포인트(0.51%) 오른 3,239.91에 마감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 기록이다.
뉴욕증시 안팎에선 당분간 랠리가 당분간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강하다.
투자전략가 크리스토퍼 스마트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기 침체 시점은 늦춰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저금리 자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심리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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