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랴오닝 이어 지린성 지도부도 방북…지방차원 협력 강화
지린성 서기 "내년 北과 지방교류 60주년"…농업협력 합의
시진핑, '북미 갈등 속' 中 동북지역 전략적 지위 강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북·중 접경의 중국 랴오닝(遼寧)성에 이어 지린(吉林)성 최고 지도부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양측이 지방차원 교류 강화에 나서고 있다.
26일 중국매체 지린일보에 따르면 바인차오루(巴音朝魯) 중국공산당 지린성위원회 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지린성 친선대표단은 23일부터 북한을 방문했다.
지린성은 북·중 간 국경선 1천400km 가운데 1천200km가 속한 지역으로, 함경북도를 비롯해 양강도, 자강도 등과 접해있다.
바인차오루 서기는 23~24일 함경북도 방문 중 리희용 북한노동당 함경북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지린성은 북한 접경의 3개 도와 친선관계를 맺은 이래 농업·문화·교육·체육 등 영역에서 교류협력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내년에 지린성과 북한 접경의 3개 도는 친선교류 60주년을 맞는다"면서 "우리는 양국 최고 지도자들이 이룬 주요 공통인식을 계속 실천해야 한다. 관련 기념활동을 함께 잘 계획하고, 전통우의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장점을 이용해 실무협력을 확대하고 교류와 상호 진전을 심화해야 한다. 지방 당 조직간 교류를 강화하고 지방정부 간 교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면서 "북·중 관계의 큰 국면을 위해 더 크게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희용 함북도위 위원장은 "함경북도와 지린성은 유구한 친선협력의 역사가 있다"면서 "양측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북·중 지방정부 간 친선교류의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방북 기간 지린성 창춘(長春)시와 함경북도 청진시는 농업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바인차오루 서기가 25일 평양에서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접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방북에는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위원회 장즈잉(姜治瑩) 서기 등이 동행했으며, 대표단은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과 창덕학교를 비롯해 중평남새온실농장, 청진항 등을 참관했다.
지린성뿐만 아니라, 지난달 6~9일에는 천추파(陳求發) 랴오닝성위원회 서기가 방북해 북한과 무역·민생·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랴오닝성은 북한 평안북도 및 자강도와 접해있을 뿐만 아니라 서해 상에서도 북한과 인접해 있다. 또 랴오닝성에는 양측의 교역 거점인 단둥(丹東), 다롄(大連) 등이 속해있다.
천 서기는 방북 기간 리수용 부위원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 등을 만나 인적·무역 왕래 강화, 농업 교류 협력 추진, 민생영역 교류 강화, 관광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북한 측도 농업, 보건위생, 관광 등의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간 북·중 양측은 '전염병 예방ㆍ통제 교류 협력 메커니즘 합의서'도 체결했다.
이러한 중국 지방정부의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과 접한 중국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를 통해 "동북 지역의 전략적 지위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전략적 조치로 동북 지역의 전면 부흥 실현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대외 개방의 새로운 최전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북핵 문제를 놓고 북미 간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방 교류를 통해 북한을 측면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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