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된다'…英 노동당, 총선 참패 사후분석 나선다
전현직 의원·전 노동당 대표·노조 관계자 등으로 위원회 꾸려
파벌 영향 배제하고 총선 패인 심층분석 추진 예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 12일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1935년 이후 최악의 패배를 기록한 영국 노동당이 패배 요인을 두고 심층 분석에 나선다.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당을 이끌던 2005년 총선 승리를 마지막으로 네 번 연속 보수당에 패배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붉은 벽'(red wall)으로 불리며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었던 미들랜즈, 북잉글랜드에서 노동당 후보들이 대거 낙선하면서 2017년 대비 59석 줄어든 203석을 확보하는 게 그쳤다.
이후 이번 패배를 둘러싸고 제러미 코빈 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노동당은 내부 분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BBC 방송에 따르면 노동당 각 진영 활동가들의 네트워크인 '레이버 투게더'(Labour Together)는 이번 총선 참패 요인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위한 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전 노동당 예비내각 교육부 장관이었던 루시 파월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2010∼2015년 노동당 대표였던 에드 밀리밴드, 스하바나 마무드 의원, '레이버리스트'(Laourlist) 웹사이트 편집장인 시에나 로저스, 존 맥도넬 예비내각 재무장관의 전 경제 보좌관이었던 제임스 미드웨이, 이번 총선에서 떨어진 조 플레이트 전 의원 등이 위원회에 참여한다.
노동조합 관계자, 노동당 지역위원회 관계자 등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 왜 노동당이 참패를 기록했는지와 관련해 파벌에 사로잡히지 않은 균형 잡힌 분석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브렉시트(Brexit)나 코빈 대표의 리더십과 같은 단일 요인을 패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설명이다.
패배 요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있어야만 향후 노동당이 다시 집권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에 낙선한 59명의 의원은 물론, 노동당 전략 지역에서 패배한 후보들을 인터뷰할 예정이다.
각종 선거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한편, 선거 캠페인 참여자와 지방의회 관계자, 당원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파월 의원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 "나라를 위한 우리 제안이 부족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왜 노동당이 네 번 연속 선거에서 패배했는지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 파벌이나 당파에 기반을 둔 분석은 최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원은 "노동당 연합은 지난 20년간 근본적으로 변화해왔다"면서 "이번 조사는 당원과 선거 후보, 대중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빈 대표, 맥도넬 예비내각 재무장관 등 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차기 노동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절차는 내년 1월 6일 전국집행위원회(NEC)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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