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에 '새로운 황금시대' 부른다" 입법계획 자평
브렉시트 패스트트랙 올려 내달 9일까지 비준
개혁법안 무려 36개…브렉시트부는 유럽·경제부로 전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개혁법안을 무더기로 발표하며 영국의 부흥을 선언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연설(Queen's Speech)이 "한 세대 만에 가장 급진적이었다"며 자신의 의욕을 강조했다.
여왕 연설은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될 때 여왕이 정부로부터 전달받은 입법안을 발표하는 행사다.
존슨 총리는 "2020년대를 영국의 황금시대로 만들겠다"며 "나의 의제는 한 해 또는 한 의회(총선으로 새로 구성된 의회)를 위한 게 아니라 영국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입법안은 최소 36개다. 법안 수를 따지면 2006년 토니 블레어(노동당) 당시 총리의 마지막 여왕 연설 이후 최다다.
존슨 총리는 이들 법안이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통해 옛 영광을 되찾는 데 필요한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여왕 연설을 통해 전체 영국이 단결하고 개선되며 국민 모두의 잠재력이 발현될 광대한 연계 프로그램이 작동에 들어갔다"고 자평했다.
패스트트랙을 타고 가장 먼저 처리될 법안은 EU 탈퇴협정 법안이다.
영국이 내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하고 효력을 일시 유예하는 전환기간도 반드시 내년 12월 31일에 끝낸다는 게 그 골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집권 보수당의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비준에 필요한 법안을 내년 1월 9일까지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이던 2016년 창설돼 브렉시트를 담당해온 정부 부처인 브렉시트부는 내년 1월 31일부로 해체된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단행 후 브렉시트라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부는 '유럽과 경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 그간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유럽 단일시장에 대한 각종 시장접근 특혜를 반납하고 EU와의 양자 무역협상에 들어간다.
여왕은 이번 연설에서 브렉시트 완수와 EU와의 자유무역협정이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절대 과반의석을 앞세워 브렉시트와 개혁을 신속히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수당은 지난 12일 하원 선거에서 365석을 얻어 제1야당인 노동당(203석)을 무려 162석 차로 제쳤고 전체 야당의석 총합보다도 80석이 많은 절대 우위를 손에 넣었다.
여왕이 발표한 존슨 총리의 입법계획에는 보수당의 긴축정책 때문에 부실해졌다는 지적을 받는 국민건강서비스(NHS)에 2023∼2024년까지 연간 339억 파운드(약 51조3천억원)의 재정지원을 보장한다는 법안도 포함됐다.
피해자 중심의 형사법체계 도입, 노동권 보장 강화, 영국 내 해외공작원 활동 억제, 테러리스트나 폭력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 학교 재정지원 확대, 경찰관 2만명 증원, 1천억 파운드(약 151조원)를 투입하는 기간시설 확충 등도 개혁안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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