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737맥스 생산중단에 협력사 비상…"GE 현금흐름 14억달러↓"
중소 공급업체들은 존립 기반 위협…"내년 1분기 美 GDP 0.5% 하락"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을 내년 1월부터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보잉의 협력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AP통신 등 외신은 보잉이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을 중단해 부품 공급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적인 곳이 737 맥스의 엔진을 제조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GE는 이미 올 4월 보잉이 이 기종 월간 생산량을 52대에서 42대로 줄였을 때 분기별 현금흐름이 약 400만달러(약 46억5천600만원) 감소한 바 있다.
WSJ은 또 세계 40여개 국에서 737 맥스 기종의 운항이 정지됨에 따라 GE의 올해 현금 흐름이 최대 14억달러(약 1조6천300억원)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자문사 윌리엄 블레어의 닉 하이만 애널리스트는 737 맥스 기종의 생산 중단이 지속하면 GE의 내년 분기별 현금흐름 감소가 20억 달러(약 2조3천3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GE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시 생산 중단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고객 및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 공급업체들은 보잉의 생산 중단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컨설팅업체인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공급 업체들은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RSM이 주관한 행사에서 한 중소 공급업체 경영자는 맥스 기종의 운항 정지가 결국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면 자신의 업체는 존립 기반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 기종은 일단 생산이 중단되면 공장을 빨리 재가동하기 어렵다. 보잉이 생산 중단조치를 해제하더라도 실제 생산 공정을 원상복구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737맥스 기종이 워낙 큰 제품이라 생산 일시 중단만으로 미국의 내년 1분기 GDP가 0.5%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성장률은 무려 4분의 1이 줄어든 1.5%가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지난 3월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로 승객과 승무원 346명 전원이 사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40여개 국에서 운항이 정지됐다.
이번 생산 일시 중단 결정은 미국 항공교통 규제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의 스티브 딕슨 청장이 지난 11일 보잉 737 맥스 기종의 면허 갱신 처리가 2020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밝힌 후 이틀에 걸친 이사회 논의를 통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빨라도 내년 2월 초까지는 면허 갱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아일랜드의 한 항공기 임대업체는 737 맥스 기종 22대에 대해 보잉과 체결한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며 시카고의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팀에어로 아일랜드는 보잉이 해당 기종이 안전하다고 했음에도 추락 참사를 냈으며, 계약한 기간 내에 항공기를 제때 전달하지 않았다며 최소 1억8천500만달러(약 2천150억원)의 손해배상금도 청구했다.
보잉 측은 이 소송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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