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 '이상 기후' 속출…이번엔 눈에 뒤덮여
건조한 베이징에 스모그 이어 폭설까지 기후 변화 극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악성 스모그와 건조한 기후로 겨울에 눈 구경을 하기 힘든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에 폭설이 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베이징은 겨울이라고 해봐야 눈 섞인 비가 한두 번 내리는 게 전부인 곳이라 베이징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몰려나와 사진을 찍거나 눈을 만져보는 등 신기해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는 건조 기후인 베이징이 극심한 대기 오염과 기온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매년 조금씩 습해지고 따뜻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런 이상 기후는 인접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기상대에 따르면 15일 오후부터 16일 오후까지 시내 대부분 지역에 폭설이 내려 전체적인 적설량은 3~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최대 8㎝까지 쌓일 것으로 예상됐다.
폭설 청색경보와 도로 결빙 황색경보도 함께 내려졌는데 이는 눈이 드문 베이징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당국은 16일 새벽부터 버스, 지하철, 공항 등에서 교통 대란을 대비해 도로에 눈을 치우는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했으며 응급 차량까지 배치했다.
이런 조치에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은 눈과 안개의 영향으로 42편의 항공기 운항이 결항됐고, 17곳의 도로 또한 통제 등이 이뤄졌다.
베이징에는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폭설이 내린 바 있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중국 네티즌은 베이징도 이제 겨울에 눈이 내리는 지역이 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한 네티즌은 "평생소원이던 베이징에서 눈사람 만드는 일이 가능해졌다"면서 "어렸을 때와 비교해 너무 기후가 달라졌고 또한 매년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상대 측은 "이번 눈은 습기가 많아 눈이 잘 뭉쳐져 눈사람을 만들기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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