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 고위직 170여명 무더기 승진…'계급·직급 불일치' 개혁
SCMP "시진핑 시기 최대규모 진급…소프트웨어 개혁"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계급과 직급이 일치하지 않는 현행 인민해방군 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군 고위직에 대한 대규모 진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6일 SCMP에 따르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주 군 간부 170여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시 주석이 지금까지 단행한 진급 인사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신화통신은 지난 12일 중국군 최고 계급인 상장(上將) 진급식이 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홍콩매체 명보는 이에 대해 "중앙군사위가 최근 발표한 '군급(軍級) 이상 장교의 진급을 우선 조정하는 정책에 관한 통지'에 호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번 개혁으로 군 계급과 직급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SCMP도 비슷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계급과 직급의 불일치가 중국군의 오랜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중국군에서는 대교(대령) 계급의 군단장이 소장(준장) 계급의 사단장보다 더 높은 사례가 생길 소지가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SCMP는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군 시스템의 허점과 부패가 생겼다면서, 이를 개혁하려던 기존 시도는 현상 유지를 바라던 공산당 최고지도부 내의 저항으로 실패했다고 전했다.
한 군 소식통은 "과거에는 최고위직과 가까운 관계를 맺는 행정직 장교들이 승진하기 쉬웠다. 이 때문에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는 다른 장교들이 분개했다"면서 "수십년간 큰 전쟁이 없다 보니 야전 지휘관은 진급에 몇 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쑤저우대학의 군법 전문가인 정즈핑은 "진급 과정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없다 보니, 일부는 승진을 위해 돈을 쓰기도 했다"면서 "이때문에 고위 장교는 경험이 없고 군에 대한 존경심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사가 현대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휘관을 따르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새로운 규정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마카오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웡 동은 시 주석이 수년간 군 계급 체계를 단순화하려 했지만 고위 간부들의 저항을 받았다면서 "이 때문에 시 주석이 '통지'에서 고위직을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군사관련 매체의 공동편집인인 애덤 니는 "장기적으로 새 규정이 군의 지휘 통제 체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파벌투쟁 등 다른 요소가 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진급체계로 이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SCMP는 중국군이 무기체계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현대전에 맞는 지휘 관리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지속해서 나왔다고 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드루 톰프슨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선해야 하는 게 중국군의 최대 도전"이라면서 "중국군이 하이테크 전에서 공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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