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시민권법 개정 반대시위 확산…"사망자 6명으로 늘어"(종합)
뉴델리·콜카타서 버스 불태워…한국·미국 등 '동북부 여행주의보' 내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이달 초 시작돼 아삼·트리푸라 등 동북부 지역에 집중됐던 격렬 시위가 이제는 방글라데시 서쪽에 있는 웨스트벵골주(州)와 수도 뉴델리 등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15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웨스트벵골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버스 17대 이상을 불 지르고 6개 이상의 기차역 건물을 훼손했다.
이들은 타이어를 태우고 도로를 점유한 채 경찰에 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15일에는 뉴델리에서도 대학생 등 수백명이 버스를 불태우는 등 시위 수위를 높였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아삼주 최대 도시 구와하티에서도 이날 5천여명이 시위를 벌였고 군병력 수천명이 투입됐다. 당국은 일부 지역의 인터넷망을 폐쇄하고 통행 금지령을 내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번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도 6명으로 늘었다.
당국에 따르면 아삼에서는 지난 12일 2명을 비롯해 15일까지 4명이 경찰 발포로 사망했고 다른 2명도 폭행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현지 매체는 지금까지 아삼에서만 85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자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에게 인도 동북부를 여행할 때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주인도한국대사관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아삼의 경우 여행이나 출장을 예정한 사람들은 일정을 재고해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0일 연방 하원에 이어 12일 상원을 통과한 개정안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 나라 출신 불법 이민자로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게 했다.
이들 3개국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박해받는 이들을 위해 인도주의적 조치를 도입했다는 게 인도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무슬림이 포함되지 않은 점과 관련해 야당, 인권운동가, 이슬람교도 등은 소수 집단이 탄압받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아삼 등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한 지역에서는 개정안으로 인해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돼 일자리 등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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