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구 반대편 멕시코 상륙한 BTS 팝업스토어…현지 팬 인산인해
한국·일본 이어 13일 멕시코시티에 개장…수백 명 줄 서서 기다려
현지 일간지도 관심 보도 "BTS 팬들, 크리스마스 용돈 이곳서 탕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입구 앞에 여러 겹으로 늘어선 사람들은 대충 세도 300명은 넘어 보였다.
14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쇼핑몰 플라사 카르소 앞에 서 있는 이들은 전날 문을 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BTS'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하우스 오브 BTS'는 다양한 굿즈를 포함해 방탄소년단의 여러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일종은 작은 BTS 테마파크다.
지난해 10월 서울에 처음 문을 열었고 지난달 일본에 이어 지구 반대편 멕시코까지 진출했다. 멕시코 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문을 열게 됐다는 것이 소속사 설명이다.
한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하우스 오브 BTS '유치'에 성공한 멕시코 팬들의 열정은 건물 밖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긴 기다림에도 팬들의 얼굴에서 지친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멕시코시티에서 서쪽으로 1시간쯤 떨어진 도시 톨루카에서 왔다는 브리세이다 바예(14)는 "페이스북에서 팝업스토어 오픈 소식을 듣고 왔다. 30분 정도 기다렸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기다림 끝에 입장 차례가 돌아온 팬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하우스 오브 BTS로 입장했다.
온통 분홍색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의류, 가방, 쿠션, 공책, 열쇠고리까지 다양한 방탄소년단 굿즈를 만날 수 있다.
팬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상품을 둘러봤다.
계산대에 있던 한 직원은 "다양하게 구매하지만, 인형이 제일 많이 팔린 것 같다"고 전했다.
버스정류장이나 다락방 등 방탄소년단의 여러 뮤직비디오나 화보에 등장한 공간들을 구현한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팬들이 또 한 번 줄을 늘어섰다
부모님,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아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사진을 찍은 브렌다 마우리시오(16)는 "예전에 BTS가 멕시코에서 공연할 때 못 가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BTS를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브렌다는 멤버들의 인형 등 각종 굿즈를 한 보따리 샀다.
공간이 한정돼 있어 한 번에 50명씩 입장을 제한하고 있지만 한번 들어온 팬들이 쉽사리 나가지 않아서 내부는 금세 꽉 찼다.
공간 중앙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선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계속 흘러나왔다.
대표곡 중 하나인 '마이크 드롭'(MIC Drop)이 시작되자 하우스 오브 BTS는 일순 공연장으로 변했다.
수십 명의 팬이 떼창과 함께 안무를 열정적으로 따라 했다.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목소리 높여 따라 부르던 11살 어린 팬 라이라 캄푸사노는 "너무 신나고 감격스럽다. BTS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정말 좋아한다. 가사도 아름답다"고 말했다.
한 남성 팬은 "BTS 팬들과 한자리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다"고 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10∼20대 젊은 층이었지만 미성년자 자녀를 따라온 부모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이게 웬 난리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부모도, 자녀의 열정적인 모습을 흐뭇하게 카메라에 담는 부모도 있었다.
손녀와 함께 왔다는 비올레타(59)는 "BTS가 젊고 신선해서 나도 좋아한다"며 자신도 열쇠고리를 하나 골랐다.
개장 첫날인 전날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모두 8천 명 넘게 다녀갔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현지 언론들도 이곳 개장 소식을 관심 있게 보도했다.
일간 밀레니오는 "하우스 오브 BTS에 가장 먼저 입장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팬들이 플라사 카르소에 모여들었다"고 보도했고 엘우니베르살은 개장 첫날 열기를 전하며 "팬들이 BTS 굿즈에 크리스마스 용돈을 다 썼다"고 표현했다.
또 다른 매체 인포바에는 운영 시간과 굿즈 종류 등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 하우스 오브 BTS는 내년 1월 26일까지 현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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