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서 반나절 사이 90여차례 지진…공포 확산(종합)
새벽시간대 규모 4.5 지진 발생…잠자던 일부 주민 놀라 밖으로 대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에서 8∼9일(현지시간) 반나절 남짓한 시간에 무려 90여차례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 사이에 공포가 확산했다.
이탈리아 국가지질화산연구소(INGV)에 따르면 토스카나주(州) 피렌체에서 북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무젤로 지역에서 8일 오후 8시 38분께 규모 2.6의 지진이 감지됐다.
이후 크고 작은 지진이 이어지며 당국을 긴장시키더니 이튿날인 9일 오전 4시 37분께 규모 4.5의 비교적 강한 지진이 강타하며 피해가 현실화했다.
당시 일부 주민은 잠을 자다 진동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오기도 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피렌체와 아레초 등 인근 지역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강도였다고 한다.
이번 지진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성당·주택과 같은 일부 건물에 균열이 생기는 등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INGV는 첫 지진 발생 시점부터 9일 오전 8시까지 불과 12시간 사이 무려 90여차례 지진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규모 3.0대가 9차례, 규모 2.0대가 36차례였다.
무젤로 지역 재난당국은 지질 활동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예방 차원에서 진앙과 가까운 일부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200여개 노후 건물에 대한 일제 안전 점검을 벌였다.
피렌체-볼로냐 노선 등 일부 고속철도 역시 철로 점검 차원에서 한때 운행이 중단됐다.
점검 후 약 4시간 만에 철도 운행이 재개되긴 했으나, 열차 출발·도착 스케줄이 2∼4시간가량 지연되면서 출근시간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례적으로 많은 지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건물 붕괴에 대한 공포심도 두드러졌다.
일부 주민은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 속에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에서 머물거나 차량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역 당국은 "아직은 이번 연쇄 지진 관련 위험 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당분간 지진 발생 빈도가 평소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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