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미얀마 라카인주 반군 사령관 가족 송환 일단 보류
인권단체 "송환되면 투옥" 압박…"제3국 보내야" 목소리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아라칸주(州) 반군인 아라칸군(AA) 총사령관의 가족이 태국에 구금된 가운데, 태국 당국이 이들의 미얀마 강제 송환을 일단 보류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툰 미앗 나잉 AA 총사령관 가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의 가족에 대한 미얀마 송환은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AA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불교계 소수민족인 라카인족(또는 아라칸족)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무장 반군이다.
끄리사나 빳따나차론 태국 경찰청 부대변인은 통신에 "현재는 조사 단계"라며 "조사가 송환으로 이어지건 아니건 간에 다른 국가가 이들의 송환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그 이유는 뭔지 등에 대해 태국 당국이 결정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 그런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태국 이민청은 지난 4일 태국 북부 치앙마이주에서 나잉 총사령관의 아내 B씨와 딸(11세)과 아들(11개월)을 체포했다. 이들은 현재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역의 이민청 시설에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미얀마 당국이 여권을 취소하면서 불법 입국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동남아 국가들이 반정부 인사들을 서로 상대 국가로 송환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와중에 이들 역시 미얀마로 강제 송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는 이미 싱가포르 정부가 '안보상의 우려'를 이유로 AA와 연루된 미얀마인들을 강제 송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잉 총사령관 아내가 미얀마로 강제 송환될 경우, 체포된 뒤 투옥되고 기소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미얀마 정부 및 군과 아라칸군과의 갈등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현실적 해법'으로 나잉 총사령관 가족을 제3국으로 보내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포티파이 라이츠' 매튜 스미스 이사는 "정부가 나서서 이들 가족의 (타 국가로의) 재정착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카인주는 약 2년 전 이슬람계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 대학살의 비극이 일어난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미얀마군과 AA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3만5천∼4만명가량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유엔은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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