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억류한 상대국 학자 1대1 맞교환 성사(종합)
중국계 미국인 대학원생-이란 생명과학자 스위스서 교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각자 억류했던 상대국의 학자를 스위스 취리히에서 1명씩 맞교환했다.
올해 5월부터 고조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을 고려하면 적성국 간 전격적인 합의로 평가된다.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인 만큼 '원포인트 합의'로 보인다.
이란 외무부는 7일(현지시간) 취리히에서 이란인 과학자 마수드 솔레이마니의 신병을 미국 측에서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솔레이마니 교수와 (중국계 미국인) 왕시웨가 곧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라며 "이번 교환에 힘쓴 관계자들, 특히 스위스 정부에 감사를 전한다"라고 적었다.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은 이란과 단교한 미국의 이익 대표부 역할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간첩이라는 구실로 3년여간 이란에 갇혔던 왕시웨가 미국으로 귀국하는 중이다"라고 확인하면서 스위스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이란 정부가 이 문제(수감자 교환)에 건설적으로 임한 점이 기쁘다"라며 매우 이례적으로 이란 정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정부에서는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표가 솔레이마니를 데리고 취리히에 도착해 그를 넘기고 왕시웨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란에서는 자리프 장관이 직접 취리히로 가 솔레이마니의 귀국을 축하했다.
이란의 저명한 생명과학자인 솔레이마니는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에 방문교수 자격으로 미국에 왔다가 지난해 10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미 애틀랜타 검찰은 그가 이란계 지도학생 2명과 공모해 미국 당국의 허가 없이 줄기세포와 관련한 물질을 이란으로 수출하려 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프린스턴대 대학원생인 왕시웨는 이란의 19세기 카자르 왕조와 관련한 연구 논문을 쓰려고 이란에 왔다가 외국 정보기관에 기밀문서 4천500건을 빼내려 했다는 간첩 혐의로 2016년 8월 출국 도중 체포됐다. 그는 이란 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과 이란이 상대국 수감자를 맞교환한 것은 2016년 1월 이후 거의 4년 만이다.
당시 양국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일에 맞춰 미국인 4명과 이란인 7명을 맞교환했다.
자리프 장관은 올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미국과 수감자를 교환하기 위해 협상할 뜻이 있다고 제안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그런 예민한 사안은 얘기하지 않겠다"라고 거절했다.
왕시웨를 제외하고 현재 확인된 이란에 갇힌 미국 국적자(이중국적 포함)는 모두 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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