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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독일 연정…소수파 사민당 새지도부 "연정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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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독일 연정…소수파 사민당 새지도부 "연정 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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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독일 연정…소수파 사민당 새지도부 "연정 재협상"
새 대표 당선자, 인프라 투자확대·최저임금인상·기후변화대책 요구
사민, 지방선거·유럽의회 선거 잇따른 부진에 연정 반대파 커져
다수파 기민·기사 연합 "연정 합의문 유효해…재협상 이유 없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연립정부가 존속 여부를 놓고 다시 기로에 섰다.
출범 과정에서부터 극심한 진통을 겪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기 내각은 사회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연정에 비판적인 인사가 당선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당장에 사민당의 새 지도부는 연정 협상 타결시 정책 합의사항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은 일축하는 상황이다.
연정이 지난해 3월 출범 후 난민정책을 놓고 공동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꾸린 기민당과 기사당 간의 갈등으로 붕괴 위기를 겪은 이후 다시 소용돌이치게 된 셈이다.
소수 정파 사민당이 연정에서 탈퇴할 경우 기민·기사 연합이 연방하원에서 과반 의석 미달을 감수한 채 소수정부를 꾸리거나, 조기 총선을 하게 된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사실상 정계은퇴를 하기로 한 만큼,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4년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16년을 재임한 헬무트 콜 전 총리와 어깨를 견주며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되는 꿈은 물거품이 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대표 결선투표 결과에서 노르베르트 발터-보르얀스와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후보가 53.0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대연정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공투자 확대와 최저임금 12유로 인상, 진보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을 요구해오면서 연정 합의서의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공언해왔다.
발터-보르얀스는 당선 직후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연정 파트너가 새로운 협상 문제에 대해 폐쇄적으로 접근한다면 연정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대표는 2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정에 참여한 정당을 위한 치료 기관이 아니다"라며 연정 합의문을 재협상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정 합의문을 통해 연정을 만들었고 이는 이번 하원 임기에 적용된다"면서 "사민당의 새 지도부는 그들의 연정에 남아있을지 그렇지 않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당 소속으로 노르트베르트베스트팔렌주(州) 총리인 아르민 라쉐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명백히 어떤 것도 재협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민당 부대표인 폴커 보우피어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효한 연정 합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재협상에 반대했다.
기사당 대표인 마르쿠스 죄더 바이에른주 총리도 ZDF와의 인터뷰에서 "한 정당의 대표가 교체됐다는 이유로 연정 합의문을 재협상할 수 없다"면서 "이념적 동기이든 선거 캠페인을 위한 것이든 재협상 요구는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사민당은 2017년 총선에서 저조한 성적표로 정권탈환에 실패한 뒤 지방선거와 유럽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부진하며 창당 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들어 여론조사에서 녹색당에 지지율 2위 자리를 내줬다.
최근 지지율은 원내 제3정당으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때 AfD에 뒤처진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사민당 내부에서는 청년당원 조직인 '유소스'를 중심으로 연정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가 2위로 떨어진 것은 이런 정서가 강해진 탓이다.
숄츠가 당선됐을 경우 연정은 무리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현재로서는 사민당이 연정을 떠날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올해 들어 독일 경제가 하강기인 데다 브렉시트 등 대외적인 변수가 산적하고 메르켈 총리의 인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사민당이 아직 연정을 깰 충분한 명분을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사민당은 내달 6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터-보르얀스와 에스켄에 대한 대표 승인 투표를 하고, 연정 지속 여부도 결정한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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