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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잇단 '中 스파이' 의혹에 정보기관 '풀가동'
中에 1년 억류된 호주 작가 처우 관련 항의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중국이 호주를 겨냥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된 가운데 호주 당국은 외국 간섭에 맞서기 위해 고위급 정보 테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캔버라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새 TF에 최고 정보기관들이 모두 참여할 것이며 TF는 "국익을 침해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TF에선 평소 국외 위협을 담당하는 정보기관들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기소·추방하기 위해 연방 경찰과 협력할 것이라고 모리슨 총리는 설명했다.
그는 또 "TF는 외국의 간섭을 파악하고, 방해하며 기소하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간섭은 여러 가지 원천으로부터 비롯된다"며 중국을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호주 정부의 이번 조처는 최근 중국이 호주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스파이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달 24일에는 중국이 한 호주 사업가에게 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대가로 100만 호주 달러(약 8억원)를 건넸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럭셔리 자동차 딜러이자 호주 자유당 당원인 보자오(32)는 중국 정보 요원들이 자신에게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작년 호주안보정보원(ASIO)에 신고했다.
그는 올해 3월 한 모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왕리창(王立强)이라는 '중국인 스파이'는 중국이 호주에서 벌인 첩보 활동과 영향력 행사를 위한 비밀 작전 정보를 ASIO에 제공한 일도 있었다.
지난달 22일에는 덩컨 루이스 전 ASIO 원장이 중국이 간첩 행위를 통해 호주의 정치 체계를 은밀하게 장악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올초 호주 의회와 주요 정당 3곳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호주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의 날조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호주 당국은 간첩 혐의로 중국에 억류된 중국계 호주 작가 양헝쥔(楊恒均)이 받는 열악한 처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은 "구금된 양 씨는 친지들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등 바깥 세계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면서 "족쇄를 차는 경우도 있고 매일 심문 받는다"고 폭로했다.
그는 호주 정부가 중국 당국에 양씨가 국제 기준에 따라 공정한 사법 절차와 인도적 대우를 보장받을 것을 요구했지만 "그의 처우에 관한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 씨는 지난 1월부터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류돼있다. 양 씨와 호주 정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 씨와 관련, 좋은 대우를 받고 있으며 고문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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