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정기변경 영향 일단락…국내 증시 외국인 돌아오나
외국인 수급 진정 전망…연말 개인 매도에 변동성 확대 우려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정기 변경(리밸런싱)이 완료되면서 향후 주가의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 수급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연말까지 추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약 3조2천30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이번 MSCI 지수 변경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는 최소 1조5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26일 중국 증시에서 총 56억위안(상해A 37억위안, 심천A 20억위안)을 순매수하며 11월 일간 기준으로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변경으로 MSCI 신흥시장(EM) 지수 내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한국 비중은 감소하면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최대 2조5천억원까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MSCI 리밸런싱에 따른 정확한 매도 규모를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리밸런싱 전후에 패시브 자금 조정을 비롯해 액티브 자금의 선제적 매도가 이어지면서 지수 변경 규모가 컸던 5월이나 8월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단 MSCI 지수 변경에 따른 영향은 사실상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MSCI EM 지수 리밸런싱이 마무리되면서 이날부터는 외국인 수급 부담이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리밸런싱 이벤트 종료 이후 현·선물 통합 수급을 고려하면 향후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CI 리밸런싱 이후에도 일정 기간은 펀드 조정이 이뤄지면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최근 미중 무역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도 어느 정도 소화된 상황이라 추가로 대량 매물이 쏟아질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의 체력 또한 양호한 수준이다. 지난 26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 출회로 사흘 만에 하락 마감했으나 하락 폭(0.10%)은 제한되면서 2,120선을 지켜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우리 증시는 MSCI 비중 조정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 협상 타결과 반도체 이익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연말까지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원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이는 삼성전자[005930] 주가를 통해 이미 반영된 부분이고, 현재 시장에서 기대를 모으는 미중 간 1차 무역 합의가 마무리되면 오히려 차익 실현을 노린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주주 지분 요건 변동에 따른 양도소득세 이슈로 개인 매도가 대거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연말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세법상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개인은 주식 양도차익 중 일정 비율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하는데, 현재 단일 종목에 대한 대주주 요건은 개인의 시가 총액 보유 금액이 15억원 이상(전년 말 기준, 지분율로는 코스피 1%·코스닥 2%)일 때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기준이 점차 강화되면서 내년 4월부터는 시가 보유액 기준이 10억원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는 대주주 요건을 피하기 위해 12월에 단일 종목 보유액을 10억원 이하로 낮추고자 보유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마다 연말이면 일시적으로 보유 주식을 매도해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있다"며 "올해도 이런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특히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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