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야생 사슴 사체 부검해보니…플라스틱 쓰레기 무려 7kg
즉석라면 용기·비닐봉지·고무장갑에 장 막혀…플라스틱 오염 경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대형 야생 사슴의 사체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7㎏이나 나와 플라스틱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또 한 번 일깨우고 있다.
26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북부 람팡주(州)에 있는 쿤 사탄 국립공원에서 전날 수컷 야생 사슴이 공원 사무소 근처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죽은 지 수 일이 지난 듯한 사슴은 키 135㎝에 몸길이 230㎝, 몸무게 200㎏에 달하는 대형 야생 동물로, 1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발견될 당시에는 다소 여위었고 털도 좀 빠졌으며 발굽 부분에도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체 부검에 나섰고, 그 결과 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7㎏과 속옷, 손수건 등이 나왔다.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는 커피 용기와 즉석라면 용기, 비닐봉지, 고무장갑, 플라스틱 밧줄 등이 포함됐다.
국립공원 사무소 측은 이 야생 사슴이 나이도 많이 든 데다 각종 쓰레기로 장이 막히면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쿤 사탄 국립공원 페이스북에 따르면 공원 측은 내년 1월1일부터 비닐봉지나 일회용 스티로폼 도시락 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 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태국에서는 지난 8월에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던 아기 듀공 '마리암'이 장을 막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사망하면서 해양 쓰레기 문제에 여론의 관심이 커진 바 있다. 듀공은 멸종 위기 해양 포유류다.
좀 더 앞서 2018년 6월에는 태국 연안에서 발견된 둥근머리돌고래 사체에서도 80여개의 비닐봉지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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