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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동상이몽' 심각…독일인 64% "미국과 관계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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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 '동상이몽' 심각…독일인 64% "미국과 관계 나빠"
"獨에 방위비 증액·자동차 관세 압박하는 트럼프 영향"
미국인 75% "獨과 좋은 관계"…주독미군 필요성에도 큰 인식차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경제 면으로 보나, 인구로 보나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 독일의 서로를 향한 인식의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연구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독일의 쾨르버 재단과 공동으로 수행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75%는 "독일과 관계가 좋다"고 응답했지만 독일인의 64%는 "미국과의 관계가 나쁘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나토 출범 70주년을 맞아 내달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발표됐다.
양국 관계가 좋다고 평가한 미국인의 비율은 2017년 68%, 작년 70%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양국 관계가 나쁘다고 대답한 독일인의 비율 64%는 작년의 73%에 비해서는 9%포인트 감소했으나, 2017년의 56%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독일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평가한 미국인 비율은 13%에 달한 반면, 미국과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 말한 독일인은 2%에 그쳐 상대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 간극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반된 시각은 독일에 존재하는 미군 기지에 대한 인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독일 내 미군 기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변한 미국인은 56%에 이른 반면, 독일인의 동일한 대답은 15%에 그쳤다. 또한, 독일 내 미군 기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한 미국인은 5%에 불과했으나, 같은 항목에 대한 독일인의 응답은 15%로 3배에 달했다.
미국과 독일, 양국 국민의 서로에 대한 인식의 간극은 내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남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예상했다.
독일 베를린의 싱크탱크인 마셜기금의 수다 데이비드-윌프 선임연구원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독일인의 비관적인 평가에는 독일에 더 많은 방위비 지출을 요구하고, 독일회사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위협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데이브드-윌프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반 93%에 달하던 미국 대통령에 대한 독일인의 신뢰도가 작년에는 10%로 급락한 것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실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독일인의 미국을 부정적 바라보는 것에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미국이 메르켈 총리를 상대로 과거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폭로된 사실 등도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자국의 외교정책에 가장 중요한 나라로 미국인들은 영국(36%), 중국(23%), 캐나다(20%), 이스라엘(15%)에 이어 독일을 5번째로 꼽은 데 비해, 독일은 프랑스(60%)에 이어 미국(42%)을 지목했다.
독일인이 응답한 중요한 외교 상대국으로는 프랑스, 미국에 이어 중국(15%), 러시아(12%), 영국(3%) 순이었다.
아울러, 독일과 미국은 서로와의 협력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도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인은 협력을 좀 더 확대해야 할 나라로 영국(76%), 프랑스, 일본(이상 71%)에 이어 독일(69%)을 거론한 반면, 독일은 프랑스(77%), 일본(69%), 러시아(66%), 중국(60%), 영국(51%), 미국(50%) 순으로 우선 순위를 열거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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