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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정치인생 종치나…뇌물수수·언론매수 법정행(종합)
이스라엘 우경화 주역이자 트럼프 중동정책 핵심우군
'면책특권' 기대하며 버티기…여당 내부에도 퇴진요구 목격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김성진 기자 = 이스라엘 최장 총리로 재임 기간만 13년이 넘는 우파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가 부패 혐의로 기소되면서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스라엘 검찰은 21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 3건으로 기소했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되기는 사상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화 '프리티 우먼'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신 밀천이 10년 유효 미국 비자를 받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또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3년에 걸친 경찰 조사 등의 결과물로 나온 63쪽 분량의 검찰 기소장에서 가장 중대한 혐의는 이스라엘 최대 통신회사인 베제크와 관련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규제를 풀어 5억2천만달러(약 6천124억원)규모의 이권을 안겨주는 대가로 베제크가 운영하는 뉴스 웹사이트에서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 우호적인 기사 수백건을 싣도록 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이런 혐의를 우파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부인해왔다.
이날도 그는 창백한 얼굴이긴 하지만 17분간에 걸친 맹렬한 반박 연설에서 검찰의 기소를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된 "사실상 쿠데타"로 비난하면서 "수사관들이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큰소리 쳤다.
이스라엘법에 따르면 현직 총리가 기소돼도 총리직에서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정치적 고비마다 특이한 생존능력으로 '마술사'란 별칭을 얻은 네타냐후 총리는 기소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총리직을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존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그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해 기소를 나중으로 미루는 데 달려있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도덕성에 흠집이 나면서 정치적 위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미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총리직 5선을 노리는 그는 올해 4월과 9월 조기총선 이후 잇달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AP통신은 검찰의 기소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퇴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검찰의 기소 발표에 앞서 이날 여당인 리쿠드당에서는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경선이 실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내무장관과 교육장관을 지낸 기드온 사르 의원은 이날 자신이 네타냐후 총리를 이어 리쿠드당 대표를 맡을 수 있다며 당 대표 경선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1년 전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총리가 부패혐의에 직면하자 사임을 요구했으며, 올메르트 총리는 결국 물러나 기소돼 나중에 16개월 형을 살았다.
당장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 추진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도정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21일 의회에 총리 후보를 결정할 권한을 넘겼다.
이스라엘 의회는 21일 이내에 의원 120명 가운데 과반(61명)의 지지를 얻는 총리 후보를 물색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다시 총리 후보가 될 기회가 생겼지만 검찰 기소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서 장기 집권 중인 보수 강경파 지도자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계속 집권했다.
팔레스타인과의 오슬로 평화협정에 강력히 반대하며 권력을 잡은 그는 자유시장 개혁을 도모하는 한편 유대교 소수 초정통파, 극우 성향의 유대인 정착민, 반(反)아랍 강경파 등을 한 데 묶으며 우파 정권을 이끌어 왔다.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 등 중동 정책에서 유대인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고 올해 총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겠다고 발언해 아랍권의 반발을 샀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친'으로 최근 미국은 이스라엘 정착촌 합법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 인정,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 수도 인정 등으로 그를 측면 지원했다.

nojae@yna.co.kr,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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