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지지' 美에 "내정간섭" 항의
駐이란 美이익대표부 스위스 대사 초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는 최근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미국 정부에 대해 내정 간섭이라면서 이를 즉시 중단하라고 항의했다.
이란 외무부는 21일(현지시간) "마르쿠스 라이트너 스위스 대사를 20일 불러 이란에서 일어난 폭동을 미국이 지지한 데 대해 공식 항의를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주 테헤란 스위스 대사관은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한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낸 성명에서 "먼저 국제적 조약과 합의를 파기한 뒤 다음 단계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 미국 외교 정책의 수법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란에서는 15일 밤부터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군경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관공서, 은행, 파출소 등이 불에 탔다.
이란 당국은 시민의 평화로운 시위에 외국의 사주를 받은 폭도가 침투해 폭력을 유발하고 이란 사회를 불안케 했다고 주장했다.
미 백악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국민에 대해 경제적 테러리즘(제재)을 가하는 미국이 이란의 시위를 지지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거짓말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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