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北최선희, 러 북핵 특임대사 등과 회담…"양국 전략대화"
비핵화 협상 중점 논의할 듯…북미대화 교착상황 북러 공조 다지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미 비핵화 협상에 깊숙이 참여해온 핵심인사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회담했다.
최 제1부상은 전날 북한 외무성에서 러시아를 담당하는 임천일 부상과 함께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러시아 측은 최 부상 등이 국제·양자 문제를 두루 논의하는 제1차 러북 전략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최 제1부상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외무부 북핵 담당 특임대사 올렉 부르미스트로프가 먼저 영빈관으로 들어갔다. 다른 러시아 인사들은 포착되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에서 한반도 지역 문제를 포함한 아태 지역을 담당하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이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이라 최 제1부상 일행이 먼저 부르미스트로프 특임대사 등과 회담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러 양측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국제 현안과 북러 양자 관계 강화 방안 등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최 제1부상의 방러 목적을 설명하면서 "일련의 국제문제와 지역 문제, 양자 관계 등을 논의하는 제1차 러북 전략대화를 위해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무부 제1차관의 초청으로 모스크바에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처음으로 양자·국제 현안을 두루 논의하는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최 제1부상 일행이 이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것이다.
중국, 한국 등과 정부 고위급 회담 형식의 전략대화를 운영해 오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과도 같은 형식의 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를 위한 북미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협상 실세인 최 제1부상의 방러가 이루어진 점에 비춰, 북러 양측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정보와 견해를 집중적으로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올해 12월까지를 시한으로 정해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미국 측에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해온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조속한 협상 복귀와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해 북러 전략대화를 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우군 확보를 위한 배후 다지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선 최 제1부상 일행이 며칠 동안 러시아에 머물며 러시아 측과 여러 차례에 걸쳐 회담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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